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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시련' 교차한 박지성의 2007년

기사입력 2007.12.31 18:56 / 기사수정 2007.12.31 18:56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지난 2005년 여름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던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 그는 세계적인 명문 맨유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며 2시즌 반 동안 꿈이 아닌 현실 속의 당당한 프리미어리거로 우뚝 섰다.

그동안 박지성이 맨유에서 보냈던 나날들은 값지고 대단한 것들이었다. 그는 맨유의 '신형엔진'으로 거듭나며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때를 보내는 중이다. 그동안 환희의 순간과 시련의 시간들이 있었지만 자신의 꿈을 완성하기엔 아직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하며 꾸준히 성장중인 박지성이기에 2008년에는 더 큰 기대를 갖게 하며 그의 2007년을 결산해 본다.

환희의 순간, '진화'를 거듭했던 2007년 초반

박지성은 지난 시즌 직전 출국 인터뷰에서 "2005/06시즌 보다 골을 몇 배 더 많이 넣어야 한다"며 골을 더 넣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월 13일 아스톤빌라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그는 3월 31일 블랙번전까지 10경기서 5골 2도움을 몰아쳤고 2경기 연속골과 블랙번전 2골로 좋은 골 감각을 보였다. 2005/06시즌 1골에 그쳤던 그는 맨유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신감과 잠재력을 성취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시즌 박지성의 파워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은 2007년 시작 부터였다. 그는 1월 13일 아스톤빌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매 경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직간접적인 많은 공격 기회와 과감한 문전 침투를 펼쳐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다양한 공격 옵션을 제공하는 선수'라는 호평을 받게 됐다. 윙어로서 도우미 역할에 치중하던 그는 골 욕심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앞세워 업그레이드에 성공했다.

올해 박지성이 출전한 7경기 중에 맨유는 6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선발 출전한 4경기는 모두 승리했다. 그 중 골을 넣었던 4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하여 팀 승리를 이끄는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했다. 특히 거침없이 골을 작렬했던 그의 인상깊은 활약은 맨유의 리그 우승을 돕는 기폭제 역할을 했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우승 메달을 받는 환희와 영광의 순간을 맛보게 됐다.

시련의 시간, 9개월 동안의 고된 기다림

박지성은 교토의 '별'에서 에인트호벤의 '심장'으로, 그리고 맨유의 '신형 엔진'으로 거듭나는 성장으로 승승장구 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2007년 초반을 빛냈던 그가 변함없는 활약으로 맨유의 트레블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누가 축구를 각본없는 드라마라 했던가. 박지성은 1골 1도움 올렸던 3월 31일 블랙번전 도중 불의의 무릎 부상을 입어 4년전 수술 받았던 부위인 무릎 연골 부분 재생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쳤다. 당시 언론에서는 수술에 따라 1년 정도의 재활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으며 그동안 박지성 경기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이들을 당혹케 했다.

그러나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사람은 박지성 본인. 그의 잉글랜드 내 에이전트인 치엘 데커는 4월 28일 골닷컴을 통해 "박지성은 부상으로 아웃된 것에 실망했다. 블랙번전 부상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한 진단 결과에 충격 받았다"고 전했다.

박지성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 올라가려는 순간마다 부상이란 존재는 그를 찾아와 괴롭혔다. 특히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부상이 더 잦아졌는데 지난해 1월과 5월, 9월에 무릎과 발목 부상을 입었고 올해 3월 말에는 4년전의 부상 재발로 9개월 동안 고된 기다림을 이어갔다. 그동안 혹독한 재활에 매달렸던 그는 지난 27일 선더랜드전에서 270일만에 필드로 돌아와 불굴의 투지를 상징하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알렸다.

2008년, 대한민국의 자랑은 계속된다

부상 때문에 그 누구보다 속상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박지성은 지난 18일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릎은 괜찮다. 더 이상 부상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며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팀 동료 루이 사아가 계속된 줄부상에 시달렸던 것처럼 맨유 입단 이후 부상 빈도가 늘었던 박지성은 여전히 부상에 대한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만 한다.

그러나 박지성은 성실함과 꾸준함, 강인한 정신력을 모두 상징하는 선수이자 그동안 힘든 시간을 잘 견디고 이겨냈다. 그리고 지난 선더랜드전에서 멋지게 컴백해 다시 우리 곁에 거뜬히 서서 돌아왔다. 그는 '대한민국의 자랑' 박지성이기에 부상 악몽에서 깨끗이 탈출하여 큰 도약을 이뤄낼 것으로 사랑과 믿음, 기대에 보답할 것이다.

어느 덧, 박지성은 맨유의 3년차 선수가 됐다. 첫 시즌은 절반 이상의 성공 속에서 골 결정력 부족이라는 아쉬움을 남겼고 그 다음 시즌에는 2번의 큰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아쉬움은 2008년에 독기 품은 출사표를 던지며 비장한 승부수를 던지게 됐다. 오는 2008년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더 진하게 펼칠 박지성이 모든 것을 올인하며 성공 가도를 이어갈지, 환희와 시련이 교차한 2007년을 뒤로하고 영광의 2008년을 맞이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설레인다.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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