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원민순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리스2'(극본 조규원, 연출 표민수 김태훈)가 18일 방송된 2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아이리스2'는 지난 2009년 방송된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아이리스1'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아이리스1'이 워낙 큰 성공을 거뒀던 터라 '아이리스2'는 첫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2월 13일 '전우치' 후속으로 첫 방송된 '아이리스2'는 제작비를 170억 원이나 들인 만큼 시즌 1보다 더 커진 스케일로 중무장해 있었다. 영화 못지않은 액션신과 추격신, 그리고 헝가리, 오스트리아, 캄보디아, 일본 등에서 진행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아이리스2' 첫 방송은 근소한 차이로 동 시간대 경쟁 드라마 MBC '7급 공무원',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제치고 수목극 왕좌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이리스2'는 극전개가 본격적으로 진행될수록 '7급 공무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밀리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이유는 스토리였다.
'아이리스2'는 시즌 1의 김현준(이병헌)이 총상으로 죽음을 맞은 뒤 NSS에 새로 부임한 최민(오연수) 부국장의 지휘 아래 테스크포스 A팀장 정유건(장혁)을 비롯, 지수연(이다해), 서현우(윤두준) 등의 요원들이 아이리스의 위협에 맞서 아이리스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 과정에서 '아이리스 2'는 시즌 1과 유사한 설정 때문에 극의 재미를 떨어뜨렸다. 정유건이 시즌 1의 김현준과 마찬가지로 중간에 실종되는 것을 비롯해 주요 이야기가 시즌 1과 비슷하게 흘러가다 보니 반전은 많았지만 사실상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중후반부로 가면서 캐릭터가 변질되고 전개가 허술해지기도 했다. 극 초반 아이리스 소속 킬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연화(임수향)가 갑자기 적대관계에 놓여 있던 정유건을 도우며 어설픈 스파이 노릇을 하는가 하면, 남녀주인공인 정유건과 지수연의 멜로가 실종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였으나 스토리 외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 NSS 요원들이 설원에서 눈에 띄는 검정색 위장복을 입고 훈련하는 장면, 실제 총이 아닌 장난감 총 사용, 과도한 PPL 등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첫 회부터 몰아치는 스피디한 전개와 다이내믹한 액션으로 시즌 1을 능가할 거라는 기대를 모았던 '아이리스2'. 초반 기대와 달리 공감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로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는 말을 스스로 증명해 주며 아쉬운 퇴장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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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리스2' ⓒ KBS 방송화면]
대중문화부 원민순 기자 wo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