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2.10 21:58 / 기사수정 2007.12.10 21:58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퍼거슨 감독은 왜 박지성 복귀를 원할까?'
'신형엔진'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의 복귀가 임박해졌다. 그가 오는 23일 에버튼 전에는 모습을 비출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축구팬들의 가슴이 뛰고 있다.
더욱이 기대되는 것은 박지성의 주전 진입 여부. 왼쪽 윙어로 활약하는 라이언 긱스와 루이스 나니가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박지성의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박지성이 복귀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주전 자리를 확고히 다질 수 있어 그동안 박지성 경기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팬들의 목마름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박지성의 복귀를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22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피플'을 통해 "맨유는 부상에서 돌아오는 박지성의 복귀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들뜬 어조로 말했으며 7일 구단 라디오 방송에서도 "박지성의 복귀는 팀 전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그는 팀 공격에 더 많은 옵션을 주는 선수"라고 곧 복귀할 박지성을 치켜세웠다.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박지성의 위상과 앞으로의 활약, 향후 팀 내 입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열쇠다.
한마디로 박지성은 '4골 맨유'로 재미를 보는 팀 공격력을 업그레이드시킬 비밀병기인 셈. 빠르고 활발한 프리롤 공격으로 대량 득점의 재미를 봤던 맨유 공격력에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최고 수준이라는 퍼거슨 감독의 칭찬을 받았던 박지성이 가세하면 한 박자 파괴적인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박지성의 존재감은 긱스의 내림세가 두드러지는 현 시점에서 맨유의 세대교체를 위해 꼭 필요한 옵션이라 할 수 있다. 긱스는 자신의 발이 세월의 무게만큼 느려지자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을 연결하는 플레이메이커 성향으로 바뀌면서 맨유 공격의 중앙 의존화가 뚜렷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안데르손과 오언 하그리브스의 가세로 중앙 옵션이 두터워지자 측면 공격이 약화되는 불균형이 벌어졌다.
맨유의 균형 잡힌 공격을 열어갈 수 있는 선수가 바로 박지성이다. 그는 부상 이전처럼 측면에서 활발한 공격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여 오른쪽 측면의 호날두와 함께 맨유의 날개를 든든하게 할 수 있다. 더구나 맨유는 박지성의 복귀로 측면 미드필더진 구성을 완성해 '박지성-나니-긱스-호날두'의 4인 측면 로테이션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박지성의 복귀는 기존 '루니-호날두'의 활약에 의존하는 맨유 전술에 큰 윤활유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는 루니와 호날두 같은 주연급 선수는 아니지만 '주연급 조연'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그라운드에 서있는 모든 선수들의 활약을 빛나게 하는 눈부신 팀 공헌도를 발휘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활약에서 살펴보듯, 그의 저돌적인 돌파는 답답함에 빠진 맨유 공격을 끌어올리는 활력소 역할을 해낸 바 있다.
강철같은 체력을 지닌 박지성은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살신성인'을 앞세워 팀에 헌신하는 자세가 강한 팀 플레이어. 마치 농구에서 가로채기를 활발히 하듯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활발히 휘저으며 공간을 창출하고 팀 플레이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선수를 어느 감독이든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의 복귀를 바라는 속내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맨유를 비롯해 한국 축구가 박지성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그는 퍼거슨 감독이 구상하는 맨유 미래의 한 축일뿐더러 한국인 최초 프리미어리거라는 자존심을 지녔기 때문이다. 지난 8개월 동안 박지성이 결장한 맨유 경기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허전함을 안긴 터여서 그의 복귀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퍼거슨 감독까지 그의 활약을 애타게 기다렸다. 23일 프리미어리그 그라운드를 밟을 박지성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지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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