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베즈 해트트릭 보다 호날두 PK골이 더 중요?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PK는 PK 전담 키커가 꼭 차야 한다'

축구는 골에 의해 경기 결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킥은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상대팀 골문 정면에서 넣는 페널티킥은 팀에서 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전담하여 넣을 수 있는 슈팅이다. 그런데 2골을 넣은 선수가 해트트릭을 위해 전담 키커 대신 페널티킥을 날리는 것은 과연 원칙에 어긋나는 걸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이 같은 상황을 겪었다. 16일 자정(이하 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더비 카운티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이미 2골 넣은 카를로스 테베즈가 해트트릭 달성을 위해 페널티킥 골을 넣겠다며 호날두와 의견 차이를 보였던 것.

그러자 맨유의 페널티킥 전담 키커 호날두는 테베즈의 요구를 거절하고 팀의 4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만약 테베즈가 페널티킥 골을 넣었다면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를 빛낸 스타에 이름을 올렸을지 모를 일이다.

이 광경을 지켜본 맨유 선수들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반응은 어떨까? 그들은 경기 종료 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원칙은 결코 지켜져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페널티킥 전담 키커 호날두가 당연히 페널티킥을 날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언 긱스는 "페널티킥을 전담하는 선수는 항상 페널티킥을 날려야 한다. 만약 맨유가 몇 주 뒤에 경기의 승부를 결정짓는 페널티킥을 얻었을지 모른다. 이번에 호날두가 페널티킥 골을 넣은 것은 그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고 호날두를 옹호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호날두가 테베즈의 요구를 거절하고 페널티킥을 넣은 것은 프로선수로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다. 만약 그 경기가 1-1 상황이었다면 그래도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날렸을 것이다. 절대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갈 수 없다"고 맨유가 프로페셔널한 팀임을 강조했다.

퍼거슨 감독도 두 선수의 말을 옹호하며 "해트트릭을 노리는 테베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보다 호날두가 계속 골을 넣는것이 더 중요하다"며 최근 프리미어리그 12경기에서 9골 성공시킨 호날두의 물오른 득점포를 중요하게 여겼다. 이어 그는 "호날두처럼 꾸준히 골을 넣는 것은 그의 자신감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그 상황에서 테베즈의 해트트릭보다 호날두가 페널티킥골을 넣는것이 옳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날두와 테베즈는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양팀 최다 평점인 9점을 부여받았다. 호날두는 페널티킥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1위를 지켰으며 테베즈는 프리미어리그 5-6호골을 쏘아 올리며 본격적인 득점 상위권 진입에 나섰다.

[사진=호날두와 테베즈가 더비 카운티전에서 페널티킥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장면 (C) Manut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