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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고질적인 '곤봉 징크스' 극복해야 '톱클래스'

기사입력 2013.04.08 11:0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손연재(19, 연세대)의 올 시즌 첫 월드컵 대회는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했다. 볼 종목 결선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고질적인 '곤봉 징크스'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손연재는 8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리스본 대회' 종목별 볼 결선에 출전해 난도(D) 8.600점, 실시(E) 8.800점을 합친 17.400점을 받았다. 17.450점을 받은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에 0.05점이 모자란 점수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시즌, 후프와 리본에서 주로 메달을 획득했던 손연재는 볼 종목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시리즈 메달을 획득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볼 종목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수정한 점이 적중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새로운 볼 프로그램 곡으로 재즈 풍의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 3월초 출전한 '리듬체조 모스크바 그랑프리 2013'에서는 잦은 실수를 범했다. 결국 손연재의 지도자인 옐레나 리표르도바는 볼 종목의 프로그램 곡을 새롭게 정하고 몇 가지 요소도 수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손연재는 기존의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대신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선택했다.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기술의 난이도를 낮추고 독창적인 루틴과 표현력을 극대화하는데 신경을 썼다. 이러한 의도는 적중했고 6일 열린 개인종합 경기에서는 후프(16.900), 볼(17.200), 리본(17.100)에서 17점 내외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러한 페이스가 곤봉까지 이어졌다면 최소 4~5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곤봉 종목에서 손연재는 크게 흔들렸고 수구를 수차례 떨어트리는 실수를 범했다. 결국 15.000점의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9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손연재는 모스크바 그랑프리 곤봉 결선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열린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며 메달권에 근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곤봉의 실수로 5위에 만족해야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그랑프리를 통해 이를 극복해냈고 이번 대회에서도 곤봉 종목의 전망은 어둡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은 두 곤봉을 머리에 얹혀놓고 스텝을 걷는 루틴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지난해 작품보다 한층 높아진 기술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곤봉 징크스'의 악몽이 다시 찾아왔다. 무엇보다 가장 마지막에 곤봉을 잡은 점이 문제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던 손연재는 마지막 종목인 곤봉을 연기할 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장기인 포에테 피봇이 흔들렸고 수구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졌다.



볼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점은 분명 고무적인 성과다. 하지만 곤봉의 징크스를 다시 털어내는 것이 과제로 다가왔다. 또한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도 보완점으로 남았다.

리듬체조 선수 몇 명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력의 감각을 잃고 흔들린 경우가 많다. 한 때 '리듬체조의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3, 러시아)에 이어 '2인자' 자리를 지켰던 다리아 콘다코바(22)는 부상으로 인해 쇠퇴하기 시작했다. 또한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카나예바가 없는 무대에서 '1인자'로 평가받았던 다리아 드미트리예바(20, 러시아)도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하게 대회에 출전했던 손연재의 몸도 '부상의 늪'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상위권 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더욱 철저한 컨디션 관리가 필요하다. 손연재는 모스크바 훈련지에서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에는 상당수의 시간을 치료와 재활로 보낸다.

오는 8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제대로 대비하려면 지금부터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 올 시즌 자신이 목표치로 정했던 기술의 난이도를 점점 끌어올리는 점도 시급하다.

올 시즌 첫 월드컵시리즈를 마친 손연재는 자신의 훈련지인 러시아 모스크바로 돌아간 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할 예정이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손연재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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