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2차전이 열린 20일 대전구장, 경기 전부터 홍성흔의 1루수 출전이 화제였다.
홍성흔은 이날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4일 열린 자체 청백전서 1루수로 나서기는 했지만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는 처음이다. 하지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올해 초부터 홍성흔의 1루수 기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격적인 면에서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전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올해는 무조건 감독님 원하시는 대로 한다"는 홍성흔에게 "내일은 1루 준비하라"고 웃으며 말했다. 홍성흔은 바로 다음날인 20일 경기에서 1루수로 나섰다. 공식 경기에서는 롯데에서 활약하던 2009년 6월 28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361일 만에 1루수로 나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책은 없었다. 평범한 타구를 안타로 만들어주는 일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2회말 추승우의 땅볼 타구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타이밍을 놓치기는 했지만 별 문제 없이 범타로 연결시켰다. 홍성흔은 이 상황에 대해 "당연히 투수가 잡아야 하는 공이었다. 여유 있는 상황이었다. 김선우에게 천천히 들어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4회에는 정현석의 안타성 타구에 다이빙 캐치까지 시도했다. 이 타구는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흘렀다. 범타로 연결시켰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투혼을 보인 것에 만족해야 했다. 홍성흔은 "내가 수비를 자주 나가지 않기 때문에 일단 막자는 생각으로 다이빙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주장의 투혼에 팀 분위기도 더욱 밝아졌다. 홍성흔은 "공은 못 잡았지만 동료들이 많이 웃더라. 벤치 분위기가 좋아져 다행이다. 나는 진지했는데 동료들은 웃더라"고 말했다. 이어 "입 안에 흙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흙 많이 먹어본 적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팀이 10-4로 승리하면서 홍성흔은 더 밝게 웃을 수 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홍성흔 ⓒ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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