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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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필드의 모짜르트’로시츠키, 미국을 연주하다

기사입력 2006.06.13 11:57 / 기사수정 2006.06.13 11:57

조형근 기자


13일 오전 1시(한국시간) 독일 겔젠키르헨의 아우프살케 아레나에서 열린 체코-미국의 경기는 체코의 유명한 미드필더인 '필드의 모짜르트' 토마시 로시츠키가 매혹적인 모짜르트의 교향곡과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며 미국을 연주해 3-0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체코는 부상으로 인해 출장이 확실하지 않았던 밀란 바로시(아스톤 빌라)를 제외하고 모나코의 왼쪽 미드필더 야로슬라프 플라실을 투입, 얀 콜레르(모나코)의 장신을 활용하는 롱패스 위주의 전술을 펼쳐 전반 5분 콜레르가 202cm의 장신을 이용해 오른쪽에서 그리게라(아약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가볍게 헤딩골로 연결, 미국의 골네트에 꽂아넣어 선취골을 넣었다. 

체코는 전반 내내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유기적인 공간 활용으로 미국이 공을 잡으면 재빨리 몇 명이 에워싸는 식의 수준 높은 압박축구를 보여주었다. 전반 35분경, 왼쪽에서 네드베트(유벤투스)가 올린 공을 미국의 수비가 걷어내었는데 그것을 로시츠키(아스날)가 그림같은 중거리 슛으로 연결, 2-0으로 앞서나가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미국은 비즐리(아인트호벤)와 도노번(LA 갤럭시)의 측면 공격이 잘 살아나지 못하고 중원 싸움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 중앙 공격수인 브라이언 맥브라이드(풀햄)홀로 분전하며 약간은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후반에도 미국의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수들간의 패스가 잘 연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체코는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공간창출을 통해 대표팀에서 10여년간 호흡을 맞춰온 네드베트-포보르스키(체스케 부데요비체)의 양쪽 측면 돌파 공격을 주로 펼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중앙에 공간이 생기면 여지없이 로시츠키가 달려와 중거리슛을 날렸다. 로시츠키는 후반 22분경, 또다시 중거리슛을 시도해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아쉽게 골포스트를 맞고 위로 튕겨나오고 말았다. 그러나 76분, 네드베트의 패스를 연결받은 로시츠키는 빠르게 드리블로 공을 몰고나가 결국 추가득점에 성공, 점수차를 3-0으로 벌려 쐐기를 박았다. 

미국은 교체투입된 '신성' 에디 존슨(캔자스 시티)이 분전해 봤지만 벌려진 점수차를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체코가 3-0으로 승리, 이번 대회에서 여태까지 열린 경기중에 최다 점수차로 승리한 경기를 만들어냈다. 미국은 90년 체코슬로바키아에게 1-5로 패한 이후, 06년 체코에게도 0-3으로 완패해 '유럽의 악몽'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체코는 전반에 주포 얀 콜레르가 부상을 입어 브라티슬라프 로크벤츠(잘츠부르크)로 교체되었는데. 그의 부상의 강도에 따라 앞으로 남은 가나와 이탈리아의 조별예선 두 경기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늘 점유율 면에서만 앞섰을 뿐 전체적으로 매우 비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는데, 떨어진 경기력을 남은 두 경기를 맞기 전까지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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