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타이중(대만), 홍성욱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하는 대표팀이 27일 대만 군인올스타에게 0-1로 패했다. 덕아웃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수장인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갖는 공식인터뷰를 정중히 거절했다. 딱히 할 말이나 있었겠는가. 한 수 아래의 선수들에게 패한 것도 사건인데 3루도 밟지 못했으니 망신이라면 망신이라고도 하겠다.
이 경기는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공식 연습경기라는 사실이었고, 다른 하나는 대회 첫 경기를 3일 앞두고 치러진다는 점이었다. 류 감독은 상대 선발이 오른손이라서 그에 대비한 실전용 라인업을 선보였다. 베스트멤버가 나왔다는 얘기다.
이용규와 정근우가 테이블세터를 맡았고, 이승엽-이대호-김현수가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했다. 관심거리였던 1루 수비는 이대호가 나섰다. 6번 타순은 강정호로, 7번부터는 최정-강민호-이진영으로 꾸렸다. 딱 봐도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쉬어갈 곳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타선은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김현수만 2안타를 기록했는데 본인이 언급한 것처럼 타구의 질은 좋지 못했다.
대표팀은 최근 가진 다섯 차례 연습경기에서 2승3패를 기록했다. 영봉패만 두 차례에 1득점이 한 차례다. 이제는 서서히 올라올 때가 된 것 같은데 아직이라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연습은 연습일 뿐이다. 결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연습경기에서 15점을 올렸어도 본게임에서 터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문제다.
2안타를 치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나선 김현수는 “핑계이긴 하지만 이동시간도 길고 경기시간도 익숙하지 않았다. 선수단 전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 어찌 보면 다행스럽다. 누구는 터지고 누구는 잠잠한 것과는 분명 다르다. 역대 최강 타선으로 평가받는 대표팀이 아닌가. 선수단은 1~2회 WBC는 물론이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선수들이라 뚜껑이 열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수비나 주루에 비해 타격은 기복이라는 변수가 있다. 오늘 좋아도 내일 나쁠 수 있고, 오늘 나빠도 내일 좋아질 수 있는 법이다. 이미 단단한 수비력은 정평이 났다. 걱정했던 마운드도 탄탄하게 올라오고 있다. 이제 남은 건 타격 하나다.
훈련은 충분히 했다. 예열과정은 끝난 셈이다. 뇌관이 터지면서 폭발하는 건 정확하게 3월2일로 맞추면 된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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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진영(왼쪽)과 김태균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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