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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의 스포츠2.0] 한일 대표 아닌 '아시아 대표' 이충성을 지지한다

기사입력 2013.02.20 16:52 / 기사수정 2013.05.03 12:49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2011 아시안컵 결승서 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국내서도 화제가 됐던 일본축구대표팀의 재일동포 축구선수 이충성(일본명 : 리 타다나리)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양이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스포르티바'는 최근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턴에서 J리그 FC도쿄로 임대 복귀한 이충성의 소식을 전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그의 정체성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충성이 잉글랜드에 진출할 때만 해도 "한국, 일본 대표가 아닌 아시아 대표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는데 돌아오면서는 "다시 일본 대표를 노리겠다"고 했다며 그의 애매한 발언이 일본 팬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충성과 관련된 일본 매체의 온라인 게시판을 보면 강도높은 비판 글이 적지않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국내 축구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이충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2011년 아시안컵을 전후로 재일 한국인 이충성의 얄궂은 운명은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이제와서 이충성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할 필요가 없고 지금은 귀화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는 점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까닭이 없다.

전해지면서 과장이 돼 곧 편견이 됐다. 그가 귀화한 결정적 이유를, 2004년 한국청소년대표팀에서 의도했던 텃세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이충성은 온전히 경쟁에서 밀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한국과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그가 느꼈던 좌절감은 축구 보다는 '자이니치를 역차별하는 한국인'에 대한 문화적 충격에서 기인했다. 실제로 이충성은 "베이징올림픽이 아니었다면 귀화를 안 했을 수도 있다"며 2008년 7월 '스포츠호치'를 통해 털어놓았다.

비록 국적을 바꿨으나 여전히 뿌리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 일본명 리 타다나리의 성을 유지했다는 점도 해석하기 나름이다. 성을 일본식으로 바꾼 격투기 선수 추성훈과 비교해, 마치 이충성이 더 한국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식의 풀이는 지극히 단순하고 타당치도 않아 보인다. 이충성과 리 타다나리 사이의 논란은 불필요한 소모전과 다름없다. 되려 축구선수 이충성은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오로지 축구만 생각했다는 게 주변 지인의 설명이다.

일본에서 '자이니치'로 불리는 재일 한국인들의 비애가 크다. 그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전부를 공감하지 못할지언정 가슴 한편이 먹먹해진다. 일본 사회에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운동 선수의 길을 걸었다. 일본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가 있어 굳이 출신 성분을 밝히려 하지 않았다. 한류가 거센 지금은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바라게 되지만 우리의 바람일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사우스햄튼 도전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좌초됐다. 축구선수 이충성이 지금 단계서 잡을 수 있는 목표는 당연히 일본축구대표다. 때마침 일본축구는 공격수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의 말처럼 한국도, 일본도 아닌 아시아 대표 이충성을 지지한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이충성 ⓒ 엑스포츠뉴스DB]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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