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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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아들녀석들' 세 아들은 왜 이리 답답한가요?

기사입력 2013.01.21 08:01 / 기사수정 2013.11.10 18:4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주말드라마 '아들녀석들'이 개연성 없는 지루한 전개로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아들 녀석들'은 방영 전 세 아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유쾌하고 따뜻한 홈드라마로 그 흔한 막장 요소 없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러한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아들녀석들'은 특징 없는 캐릭터들, 지루한 전개, 갈등의 반복 등이 이어지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이는 시청률에서도 잘 드러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아들녀석들'은 지난 12일 5.5%(전국기준, 이하동일), 13일 6.1%, 19일 5.5%를 기록하는 등 한 자릿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도 3주 연속 뒤지는 '수모'를 겪으며 지상파 드라마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아들녀석들'의 가장 큰 문제는 말 그대로 '질질 끄는' 전개에 있다. 양가의 극심한 반대로 헤어졌던 첫째 현기(이성재 분)와 인옥(명세빈)은 마음이 바뀐 인옥의 시아버지(김용건) 도움으로 다시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20일 방송분에서 두 사람은 정여사(나문희)에게 이 사실을 들키고 또 다시 반대에 부딪혔다.

셋째 승기(서인국)와 전 부인 미림(윤세인)의 관계도 지지부진하다. 미림 앞에 새로운 남자 석진(이현욱)이 등장하면서 흥미진진한 삼각구도가 예상됐지만 별다른 관계 변화 없이 지루한 삼각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몇 주 뒤에 봐도 똑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뻔한 전개와 개연성 없는 이야기도 몰입을 방해한다. 20일 예고편에서는 인옥을 차라리 며느리로 들여서 복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강희(허영란)의 말 한 마디에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는 정 여사의 모습이 담겨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진유리(리지)와 민기,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강희의 관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러 차례에 걸쳐 미림이 큰 병에 걸릴 것이 암시된 것 또한 시청자들로 하여금 승기가 뉘우치고 재결합할 것이라는 결말을 미리 예상할 수 있게 했다.

우연의 반복이 잦은 점도 현실성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우연히 마주치며 얽히고설킨다. 현기와 인옥은 같은 상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인연을 쌓았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날 때는 어김없이 현기의 부모가 나타났다. 승기 역시 미림과 석진이 만나기만하면 '우연히' 마주쳐 훼방꾼 노릇을 하고 있다.
 
답답한 캐릭터들 역시 극의 재미를 떨어뜨린다. 특히 세 아들들은 개성이 없고 공감을 사기 힘든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현기와 인옥은 너무 착하다 못해 답답하고, 민기는 친구의 여자 신영(한혜린)을 10년 이상 짝사랑하지만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초반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워 미림을 속 썩였던 승기는 이혼 뒤 갑작스레 미림의 주위를 맴돌며 티격태격하고 새로운 남자에게 질투하는 찌질한 모습을 보여준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는 신영이다. 강진(김영훈)과 약혼까지 한 신영은 민기가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두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강진이 자신을 위해 재활에 매달린 사실을 알게 되자 1회 만에 다시 강진에게 마음을 돌렸다.

이처럼 해결될 듯 말 듯 답보상태를 지속하던 '아들녀석들'은 20일 방송된 33회를 기점으로 조금씩 전개가 빨라지고 있어 한가닥 희망을 품게 한다. 승기는 미림에게 키스를 하며 재결합 의사를 전했고, 정여사는 예고편에서 현기와 인옥의 결혼을 승낙했다. 강희와 민기 사이에도 묘한 기류가 형성될 분위기다. 

하지만 '아들녀석들'이 기사회생하기 위해서는 빠른 전개와 더불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단지' 막장' 요소가 없다고 해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과 흥미진진한 갈등, 맛깔나는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안목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치밀함이 없이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식의 '적당주의'가 통하리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다. '막장' 드라마도 문제지만 '맛간' 드라마도 그 못지 않게 나쁘다. 둘 다 시청자들의 '입맛'을 버려놓기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아들녀석들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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