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 김진욱 감독이 밝힌 2013시즌 키워드는 '뛰는 야구'다. 팀 컬러인 '허슬두'의 부활을 선언한 것이다.
김 감독은 9일 잠실구장서 열린 시무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올 시즌 목표를 밝히며 "어떤 기준이든 팀이 가장 우선이다"며 "허슬두를 보여주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야구는 점수를 뽑아야, 타선이 폭발해야 재미있다. 작년에 그 부분이 아쉬웠다"며 "1점 승부라고 해서 '짜내기'에 주력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점수를 많이 뽑아내면서 1점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 감독이 '허슬두'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뛰는 야구의 중요성 때문이다. 김 감독은 "뛰는 야구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된다"며 "지난해에는 홈런 치는 선수들은 줄었는데 아픈 선수들이 많아 뛰는 야구도 안 되니 갑갑했다"며 올 시즌에는 많이 뛰는 활기찬 야구를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발이 빠른 민병헌과 전체 4순위로 선발된 '루키' 김인태의 중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두산은 지난해 팀 도루 116개로 이 부문 6위에 그쳤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정수빈(24개), 이종욱(21개), 오재원(14개) 3명이 책임졌다. 이외에는 도루를 10개 이상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3명의 출루율도 아쉬웠다. 이종욱은 3할 9리, 정수빈은 2할 8푼 1리였다. 3할 3푼 8리를 기록한 오재원은 출장 경기 수가 77경기에 불과했다. 빠른 선수들의 부재,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를 전망이다. 김 감독은 시즌 첫 만남부터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허경민, 고영민, 정진호 등 발이 빠른 선수들도 즐비하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을 펑펑 때리는 것은 무리다. '허슬두'를 원위치시키겠다"고 밝힌 김 감독의 계획이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두산의 올 시즌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 '뛰는 야구'는 필수다.
선수들이 벌써 김 감독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눈 덮인 잠실구장 그라운드에서 단체 촬영을 마친 두산 선수들 대부분은 더그아웃까지 힘차게 뛰어갔다. "뛰라"는 주문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2013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사진=김진욱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