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2012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한화 이글스,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전력 보강은커녕 전력 누수만 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믿을 구석이 있다면 공격력이다.
한화는 '괴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협상 중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지난달 29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송신영은 특별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타선에서는 '스나이퍼' 장성호가 신인 투수 송창현과의 맞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건진 것은 투수 송창현 뿐. 그는 아직 프로 무대에 데뷔하지도 않은 신인이다.
공격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08년부터 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김태완과 외야수 정현석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하지만 이들도 1군 무대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확실한 검증을 마친 선수는 올 시즌 타격왕 김태균과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한 최진행(17개)이 전부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최진행은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다. 힘 하나만큼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0년 붙박이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2할 6푼 1리 32홈런 92타점으로 '파워히터'의 잠재력을 뽐냈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 7푼 6리 19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득점권타율 3할 8푼 6리(1위)로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0년과 2011년의 모습이 적절히 조화된다면 그가 올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서는 건 시간문제였다. 또한 김태균의 합류로 '우산 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는 4월 한 달간 타율 8푼 8리(34타수 3안타)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5월부터 7월까지 1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부활하는 듯 보였지만 8월 이후에는 타율 1할 9푼 9리(141타수 28안타) 4홈런 13타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성적도 타율 2할 4푼 8리 17홈런 55타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지난 3년간의 풀타임 경험은 최진행에게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최진행은 "올해 이것저것 많이 느꼈다"고 한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자신감을 찾는 방법도 익혔을 터. 한화 김응룡 신임 감독도 "팀에서 거포라고 할 수 있는 타자는 최진행이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최진행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더욱이 최진행은 오는 8일 결혼한다. 최진행은 "이제 가정이 생겼으니 더욱 책임감을 갖고 야구할 것이다"며 "결혼 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된 셈이다.
물론 내년 시즌을 시작하려면 아직 4개월가량 남았다. 스프링캠프는 시작하지도 않았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최진행이 팀 내 가장 믿음직한 타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최진행이 내년 시즌 팀 공격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한화 팬들이 한목소리로 '홈런 진행중'을 외치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최진행 ⓒ 엑스포츠뉴스 DB,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