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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모의 백스테이지] 한류 없는 日 홍백가합전…뒷맛 씁쓸한 이유

기사입력 2012.11.26 17:48 / 기사수정 2013.04.30 20:33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K-POP 한류가 일본에서 유감스러운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 . '독도' 문제로 한일간의 분위기가 냉랭한 가운데, 일본 최대의 연말 가요 방송으로 꼽히는 'NHK 홍백가합전'에 한국 가수가 한 팀도 출연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26일 "한류 제로, 오늘 홍백가합전 출장 가수 발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날 발표되는 NHK 홍백가합전 출연 가수 명단에 한국 아티스트는 없다"고 보도했다.

홍백가합전(紅白歌合戰)은 일본 공영방송 NHK에서 1951년부터 매년 12월 31일 밤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남녀 대항 형식의 음악방송이다. 한 해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인 가수들이 여성은 홍팀, 남성은 백팀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친다.

매해 1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의미로 다수의 일본인들이 시청하는 국민 방송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가수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1년에는 K-POP 붐을 타고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3팀이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당시 카라와 소녀시대의 출연 시간에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등 K-POP 가수들은 일본의 대표 연말 프로그램을 빛냈다.



한류 대표 3인방인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는 2012년에도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소녀시대는 홍백가합전 출연을 앞두고 출시한 리패키지 앨범이 일주일동안 8만 2천장이나 팔리는 등 홍백가합전 효과를 톡톡히 봤다. 동방신기와 카라도 홍백가합전 출연을 발판 삼아 2012년에 열린 일본 콘서트에서 각각 55만 명과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더구나 K-POP은 침체에 빠진 일본 음악 시장을 받치는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10월 일본 디지털콘텐츠협회에 따르면 K-POP이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일본 음반시장에서 싱글앨범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방신기는 2012년 도쿄돔 콘서트 실황 DVD로 일본에서만 10억엔(약 132억원)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렇 듯 2012년 일본에서 K-POP 한류가 보인 영향력은 홍백가합전 무대에 올라갈 자격을 갖추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음악과 무관한 이유로 이들의 출연이 끝내 무산된 것은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지난 8월부터 불거진 '독도' 사태를 계기로 일부 극우 일본인들이 주도하던 '반한류' 분위기는 일본 사회 전반으로 점차 확대됐다.



지난 9월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독도 문제로 한류스타가 사라진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K-POP 가수가 출연하는 음악 프로그램에 "왜 한국인을 내보내느냐"는 불평이 수백 건 쏟아진다"며 노골적인 반한류 분위기를 조성했다.

'홍백가합전'에서 한국 가수를 배제한 것은 결국 이 분위기에 일본의 국영방송인 NHK까지 동참한 것을 의미한다.

한 국내 대형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올해 K-POP 가수들이 큰 활약을 했음에도 반한 감정 때문에 홍백가합전에 참여를 못하게 되는 점은 유감이다"라면서도 "이로 인해 앞으로의 활동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반한류 세력이 K-POP 한류가 이미 자국 음반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애써 감추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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