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LA 다저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우리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명문 구단이다. 이제는 다저스가 대한민국 최고 좌완 류현진을 등에 업었다.
'괴물 투수' 류현진에게 가장 적극적인 베팅을 한 구단은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다저스였다. 연봉 계약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류현진은 한국인 선수로는 4번째로 '다저맨'이 된다.
11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2573만7737달러33센트(한화 약 280억원)의 입찰액을 제시한 다저스가 류현진과 독점 교섭권을 얻게 됐다. 류현진의 원 소속구단인 한화 이글스는 이를 수용했다.
이제 류현진과 그의 대리인인 스캇 보라스는 30일 동안 다저스와 독점 교섭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연봉 계약을 남겨놓은 상태지만 '합당한 기준' 이상의 입찰액이 나온 만큼 류현진의 다저스행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다저스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1994년~2001년, 2008년까지 9년간 활약한 팀. 어찌 보면 국내 야구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메이저리그 구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가 활약할 당시 국민들에게 다저스는 '우리 팀'으로 통했다. 특히 박찬호가 풀타임 선발로 뛰던 1997년부터가 '백미'였다. 박찬호의 선발 등판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국민들은 삼삼오오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박찬호의 공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아쉬움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낼 때면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특히 박찬호는 한국이 IMF 사태에 직면한 1997년, '꿈의 무대'에서 14승을 올리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이후 2001년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팀의 주축 선발로 자리잡았다. 다저스 타자들도 '우리 선수'가 됐다. 마이크 피아자, 에릭 캐로스, 토드 질, 라울 몬데시, 게리 셰필드, 숀 그린은 당시 다저스의 경기를 지켜본 야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선수가 됐다.
즉 국민들에게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영웅'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그는 메이저리그서 124승으로 '아시아인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그 중 84승을 다저스에서 올렸다.
이제 류현진이 그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류현진이 다저스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국민들은 당시의 향수에 젖어들지 않을까. 많은 이들은 벌써 대한민국 대표 좌완 투수인 류현진이 당당히 빅리그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다.
류현진 본인도 입찰액이 발표된 직후 "나의 꿈을 위해 한 걸음 다가섰다. 나의 도전이 많은 국민과 야구 꿈나무들에게 큰 희망을 키우는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과 신뢰를 보여준 구단과 김응용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들과 야구 꿈나무들, 나아가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단 박찬호 뿐만 아니다. '빅초이' 최희섭, '나이스 가이' 서재응(이상 KIA)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서 활약했다. 2004시즌 중반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에서 다저스로 팀을 옮긴 최희섭은 2005년 13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 5푼 3리 15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2006시즌 다저스에서 뛴 서재응은 19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5.78을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국내 팬들에게 다저스는 익숙한 구단일 수밖에 없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류현진의 영입으로 전력보강과 관중동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따라서 류현진에 대한 욕심이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다저스가 '국민 구단'으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