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부산, 강산 기자]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롯데, 요미우리, 샌프란시스코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자이언츠', 거인이 팀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재미있는 점은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일본시리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한국의 롯데 '자이언츠'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이번 아시아시리즈는 롯데에게 아픔을 씻어낼 좋은 기회다. 일본의 '자이언츠'와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서 '마구매니저 아시아시리즈 2012' B조 예선 2차전서 요미우리와 만난다. 많은 이들은 '자이언츠 더비'에 벌써부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대회 첫날인 8일 호주 퍼스 히트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했고, 요미우리도 9일 퍼스를 상대로 7-1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와 요미우리 모두 예선 전적 1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 운명이 걸려 있다. 승리한 팀은 결승에 진출, A조 1위팀인 대만 라미고 몽키즈와 맞붙게 되고 패하는 팀은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 그만큼 중요한 일전임이 틀림없다.
롯데는 이날 선발로 고원준이 나선다. 고원준은 올 정규시즌 19경기에 나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하지만 9월부터는 23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이 1.93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에도 2경기에 나서 7⅔이닝 2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날씨가 다소 추워진 9월 이후부터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명실상부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이다. 타선도 만만치 않다. 공동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사카모토 하야토와 초노 히사요시, 타격왕 아베 신노스케, 2차례 홈런왕 출신 무라타 슈이치가 버티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베가 일본시리즈서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9일 퍼스전서 대타로 나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분명 위협적인 존재다. 또한 이날 퍼스전서 3안타를 때려내며 데일리 MVP에 선정된 마츠모토 데츠야의 상승세도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롯데는 홈구장에서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요미우리와 견줘 분명 유리한 부분이다. 게다가 이번 포스트시즌서 20년간 계속된 사직구장 징크스를 떨쳐냈다. 롯데로서는 분명 희망적인 요소다.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음에도 팀과 함께하는 홍성흔은 "이벤트 경기가 아니다. 어영부영해서는 안 된다"며 부산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권두조 수석코치도 8일 퍼스전을 마치고 "한일전은 자존심 대결이다.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과연 롯데가 요미우리전 승리로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삼성이 대만 라미고 몽키즈에 일격을 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한 상황, 이제는 롯데가 한국 대표로 결승에 올라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미국과 일본이 '자이언츠'에 열광할 때 한국의 '자이언츠'만 아쉬움을 맛봤다. 이제는 웃을 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