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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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vs 185…12cm 차이가 만들어낸 셀틱의 반란

기사입력 2012.11.08 17:16 / 기사수정 2012.11.08 17:44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에서 키는 중요치 않다. 세게 최고의 선수로 각광받는 메시는 169cm에 불과하다. 하지만 때론 키가 승부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바르샤를 꺾은 셀틱의 '반란'엔 키에 대한 비밀이 숨어 있다.

바르셀로나가 셀틱에게 무너졌다. 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셀틱파크에서 벌어진 '2012/2013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에서 셀틱이 바르샤를 2-1로 꺾는 파란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었다. 오랜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찾은 셀틱과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바르샤 간의 맞대결. 누가봐도 바르샤가 골리앗이요, 셀틱이 다윗이었다.

하지만 이 구도는 완전히 뒤바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신장의 차이였다. 평균 173cm의 열혈단신 바르샤는 오히려 거인 골리앗을 연상케 한 185cm 장신 셀틱에 대항하는 다윗에 더 가까웠다. 결과는 패배. 12cm라는 차이는 결국 셀틱의 기적적 승리를 가져왔다.

장신 수비벽, 바르샤의 패스에 제동 걸다

이날 경기에 나선 바르샤 선수들의 평균키는 172.7cm. 이들 중 최전방을 책임진 세 명의 공격수들은 모두 169cm에 불과했다. 메시를 비롯해 알렉시스 산체스, 페드로 모두 단신의 공격수들이다.

특별한 건 없었다. 티토 빌라노바 감독 체제에서 자주 선보였던 공격진 구성이었고 경기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반 중반이 지나자 문제가 발생했다. 셀틱의 장신 수비벽 앞에서 헤매기 시작했다. 공간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21분 빅토르 완야마에게 일격을 맞은 후 반격에 나섰지만 효과가 없었다. 특유의 드리블 돌파와 공간 침투패스도 살아나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는 오른쪽 공격에 가담한 다니엘 알베스를 통한 크로스 공격만을 고집하기 시작했다.

원인은 키 차이였다. 수비 위주로 나선 셀틱의 수비벽은 높고 험준했다. 최장신 게오리고스 사마라스(193cm)를 비롯해 중원의 핵심이었던 완야마(188cm), 180이 모두 넘는 수비진들이 골문 앞에서 진을 치고 바르샤 공세에 대항했다.

이로 인해 바르샤의 패스 전개가 힘들어졌다. 안드레이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의 패스는 갈 길을 잃었다. 특히 사비(170cm)는 높게 늘어선 수비진들로 인해 시야가 막혔다. 이로 인해 모험보단 안정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위협적인 침투패스는 시도되지 않았다. 이는 곧 답답한 전개로 이어졌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확실한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바르샤 공격에서 패스는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하지만 셀틱의 장신 수비벽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신장 차로 인해 방해받은 시야는 바르샤의 침투 패스 시도를 줄였다. 차선책으로 택한 크로스와 로빙 패스 등은 모두 오히려 셀틱 수비수들이 헤딩으로 걷어낼 수 있도록 도왔다.

역습과 세트피스, 높이가 가미됐던 셀틱의 무기

높이는 공격에서도 셀틱을 춤추게 했다.

이번 경기는 지난 3차전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됐다. 스페인 캄프 누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바르샤는 셀틱에게 2-1 역전승를 거뒀다. 결과에 비해 내용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당시에도 장신 수비벽 앞에서 바르샤는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셀틱은 이를 잘 이용했다. 셀틱은 후반 들어선 전방에서의 압박까지 강화하면서 바르샤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수비시엔 패널티박스 진영에 높은 성벽과도 같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그러는 한편 역습과 세트피스 공격을 노렸다. 높이와 빠른 발을 이용해 한 번의 찬스를 잡겠단 심산이었다. 계산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빠른 역습으로 바르샤를 위협하던 셀틱은 코너킥에서 높이 공격이 빛을 발했다.

전반 21분 188cm의 완야마가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계속된 세트피스에서 위력을 발휘하던 셀틱이 이번엔 발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38분 포스터 골키퍼가 재빠르게 찬 공을 받아 토니 와트가 성공시켜 바르샤의 정신을 붕괴시켰다.

결국 바르샤는 메시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셀틱은 구단 125주년 경기에서 뜻깊은 인상을 남겼다. 셀틱 파크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이번 경기만큼은 바르샤의 작은 키가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던 순간이었다.

[사진=셀틱 선수들 (C) 셀틱 공식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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