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8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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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후폭풍…딜레마에 빠진 최강희호의 '공격론'

기사입력 2012.10.18 21:0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최강희호가 딜레마의 늪에 빠졌다. 부임 초 효과를 기대했던 '닥공' 전술에 결함이 생겼다. 전체적인 전술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이란에게 0-1패배를 당했다.

경종이 울리는 순간이었다. 이미 지난 우즈벡 원정에서 조짐을 보였던 문제들은 이란전이 끝난 후 큰 눈덩어리로 변해 최강희호를 강타했다. 자연스레 최강희호 공격 전술에 의문이 제기됐다. '롱볼축구'였다는 혹평이 오갔다.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는 지론을 과시하며 잘 나가던 최강희호의 공격 전술은 뜻하지 않는 폭풍우를 맞은 분위기다.

최강희호 공격전술의 핵심은 '확률 높이기'

축구는 확률게임이다. 전략, 전술에서 확률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볼점유율이 많은 팀이 상대팀에 비해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은 높다. 상대 패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하는 확률이 높은 공격루트는 늘 감독의 선택대상이다.

물론 이 명제는 반례가 있다. 공격 점유율이 높아도 한번의 일격에 패하는 경우도 여럿 있다. 하지만 분명 모든 축구팀들은 득점확률을 높이고자 한다. 골을 넣을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려 그 중 몇 차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최강희호의 공격이론 역시 이 확률이론에 따른다. 그 방식이 롱볼이든 숏볼이든 상관없다. 때론 길게, 때론 짧게 혹은 측면 크로스를 통해 상대 골문 앞까지 공이 전달되는 경우를 늘린다. 최강희표 닥공은 이러한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롱볼축구의 장면이 많다. 주로 시도되는 공격방식도 그렇다. 중용되는 공격수들의 면면은 이를 잘 대변한다. 대체로 체격과 신장이 좋고 공중불에 나름 일가견이 있다. 196cm 장신의 김신욱을 비롯해 이동국과 박주영 역시 적극적인 헤딩경합에 능하다.

이는 공격전개의 시발점이었다. 전방에서 공을 받은 공격수는 측면 등으로 연결해 공격을 이어간다. 일종의 '상륙작전'이다. 긴 패스를 통한, 빠른 공격전환이후 상대진영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공을 머물게 하기 위해 이뤄지는 과정이다.

득점확률은 낮았던 최강희호, 진짜 숙제는 '세밀함'

문제는 이후부터 발생했다. 늘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대표팀은 볼이 패널티박스 안으로 투입되는 횟수를 늘리고자 했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시도되는 것은 크로스였다. 중앙에 수비벽을 견고히 한 수비벽을 상대로 중앙보단 측면에서부터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득점 확률은 저조해졌다. 이란전에서 한국이 기록한 유효슈팅은 6개. 14개의 슈팅 중 골문을 향한 슈팅이 6개였단 점은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은 약 42%로 50%를 넘지 못했다.

대부분이 헤딩슈팅이었다. 그 중엔 측면에서 이어진 프리킥과 코너킥에 의한 헤딩슈팅도 있었다. 끝내 한국은 득점하는 데 실패했다.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 진영에 공을 많이 진입시켰지만 결과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했고 목적도 이루지 못했다.

크로스에 의한 헤딩슛 시도는 분명 좋은 공격방식 가운데 하나다. 헤딩에 능한 공격수를 보유한다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세밀한 패스워크를 통한 진입보다 슈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 머리로 하는 것보다 발로 슈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정확하다는 점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결국 한국대표팀에 요구되는 것은 '세밀함'이다. 좀 더 세밀한 패스와 공격 전개가 요구된다. 진정한 닥공의 위력을 보이려면 문전 앞에서의 세밀함이 가미되야 한다. 볼 투입이후 세밀함이 더해진다면 득점 확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행 티켓을 위한 여정에서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국대표팀은 내년 3월 카타르전을 시작으로 6월 레바논-우즈베키스탄-이란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 과연 최강희호가 세밀함으로 새로 무장해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최강희 대표팀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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