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한국이 끝내 테헤란 원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2무 3패, 결국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는 데 실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4차전에서 0-1로 패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경기내내 한국은 중원을 장악했고 볼점유율을 높이며 기회를 엿봤다. 기대감이 생겼다. 경기내내 선 굵은 축구를 앞세운 이란을 압도하며 많은 찬스들을 만들어냈다.
이란은 번짓수를 잘못 짚었다. 간결한 패스워크를 앞세운 한국을 상대로 단순한 공격방식을 취했다. 이란에겐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최전방에 포진한 구차레자드를 향한 긴 패스에 이은 뒷공간 침투를 시도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카를로스 퀘이로스 감독의 표정 역시 밝지 못했다.
반면 한국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박종우와 기성용이 포진한 중원은 미드필더 진영을 정복했다. 중원에서 탄력을 받은 공격진 역시 골찬스들을 양산하며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다.
행운도 따랐다. 후반 10분 마수드 쇼자에이가 오범석을 향한 과격한 태클로 인해 퇴장 명령을 받았다. 수적으로 우세한 상황. 이젠 골만 먾으면 승리에 더욱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이란은 만만치 않았다. 10명으로 싸운 이란은 끈질긴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끊임없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러던 후반 29분 이란의 정신적 지주 자바드 네쿠남이 구세주로 떠올랐다. 측면에서 올라온 데자가의 프리킥이 헤딩경합을 거쳐 아크 정면에서 기다리고 있던 네쿠남의 발에 걸리면서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일격을 맞은 한국은 이후 반격에 나섰다. 후반에 교체투입된 손흥민과 이청용 등을 비롯해 이근호, 박주영이 끊임없이 이란 수비진 공략에 나섰지만 촘촘한 수비벽을 뚫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동점골 사냥에 실패한 한국은 안타까운 0-1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승점사냥에 실패함과 동시에 테헤란 징크스에 다시 한번 발목 잡히는 순간이었다.
이번 결과로 역대 테헤란 원정 전적에서 2무 3패란 갑갑한 성적표를 다시 받아들여야 했다. 또한 승점 3점을 내줘 7점을 기록한 이란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뤄 브라질행 티켓의 향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한국은 골득실에서 앞서 조 선두는 유지햇다. 하지만 남은 일정들에 대한 부담은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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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