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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네쿠남-카리미에 가려진 진짜 발톱 '헤이다리'

기사입력 2012.10.16 14:36 / 기사수정 2012.10.16 14:36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과거 아시아를 호령하던 이란의 위엄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이빨 빠진 사자의 포효는 여전히 안방에서 유효하다.

이란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테헤란 원정 사상 첫 승에 도전한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오전 1시 30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에 있어 이란 원정은 '지옥' 그 자체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전적에서 9승7무9패로 팽팽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란 원정에서는 아직 승리가 없다. 4번 싸워 2무 2패에 그치며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잘 아는 이란도 홈 텃새를 최대한 활용하며 한국을 자극하고 있고 자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은 대놓고 "한국은 이란을 이길 수 없다. 아자디 스타디움을 한국의 지옥으로 만들 것이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아픈 패배의 과거를 상기시키는 으름장이지만 과거만큼 숨통을 조여오는 압박감은 없다. 그만큼 이란의 현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증거다. 이란이 치른 지난 2번의 최종예선 경기를 분석하면 이란의 전력 하락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우즈베키스탄전과 카타르전을 분석한 결과 이란의 공수 핵심은 여전히 네쿠남과 알리 카리미(페르세폴리스)임을 알 수 있다.

네쿠남은 우즈베키스탄전(35개)과 카타르전(59개)에서 이란 선수 중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며 경기를 조율했다. 카리미도 최전방과 2선을 넘나들며 2경기(우즈베키스탄전 45개, 카타르전 50개)서 가장 많은 패스를 받아 이란이 믿는 공격수 임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느덧 서른 줄을 훌쩍 넘긴 둘의 활약은 기대만 못했고 단조로운 공격만 반복한 이란은 2경기 동안 유효슈팅이 고작 5개에 불과할 정도로 답답함을 보였다. 빈공이 눈에 띄지만 위협적인 부분은 오른쪽 측면이었다. 정확한 킥력을 바탕으로 측면 라인을 타고 공격을 펼치는 코스로 헤이다리(에스테그랄)가 버티는 이란의 오른쪽은 한국이 경계해야 할 주 공격루트였다.

카타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헤이다리는 54개의 패스를 받으며 카리미보다 더 많은 패스를 받았다. 그 중 상대진영 측면에서 37개를 받아 공격 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음을 암시한다. 헤이다리의 존재로 이란은 오른쪽에서만 130개의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는 31%의 빈도를 보여 네쿠남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중형 공격 스타일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준다.

우즈베키스탄전도 마찬가지였다. 선발이 아닌 교체로 45분 만 소화한 헤이다리지만 24개의 패스를 받으며 풀타임을 뛴 선수들 못지않은 활동량을 보였다. 같은 위치서 전반을 뛰었던 모하메드 에브라히미가 12개의 패스만 받아 공격을 풀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도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오른쪽에 힘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카타르전에서 그는 헤이다리를 측면 수비수로 내리면서 아시칸 데자가(풀럼)를 투입해 측면 공략에 힘을 가했고 카리미까지 위치를 옮겨 오른쪽에 배치하는 강수를 두는 것이 자주 보인다. 이는 측면 미드필드와 수비를 겸하는 헤이다리가 있어 가능하다.

지난달 열린 레바논과 경기에서 헤이다리 대신 마수드 쇼자에이(오사수나)를 오른쪽에 투입한 이란이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이란은 한국전에 다시 헤이다리를 소집했고 데자가와 함께 활용해 오른쪽을 강화할 생각임을 보여줬다.

한편, 이란의 오른쪽에 맞서 한국은 윤석영(전남)이 왼쪽 수비수로 나서 방어에 나선다. 최강희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한 측면 수비가 본격 시험대에 오르며 이란전 성패의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진 ⓒ 테헤란 타임즈 홈페이지]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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