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힐링캠프'를 통해 연기생활 25년 만에 처음 토크쇼에 등장한 배우 이성민. 스스로 "내가 '힐링캠프'에 나가도 되나? 신기했다"던 그는 생각보다 더 근사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는 MBC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최인혁 교수를 연기하며 조연배우에서 주연배우로 우뚝 선 배우 이성민이 출연했다.
방송 오프닝 장소는 '대학로'였다. 자신의 인생의 골든타임을 대학로에서 연극 포스터를 붙이던 시절로 꼽은 이성민은 그 곳에서 가능성과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원서에 '연극영화과'를 지원한다고 하자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 가족들이 많이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한 이성민. 많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연극을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연극을 했다.
"극단에서 먹는 라면이나 국수가 유일할 식사였다. 하루는 배가 너무 고파 눈이 돌아갔다. 보니깐 주변에 커피 프림이 있더라. 끓인 물에 커피 프림을 풀고 남은 마가린 조각을 넣은 뒤 설탕을 부어 한 컵 만들어 먹었다. 내 생애 먹어본 최악의 음식이었다"는 이성민의 말에서 무명시절 그가 겪었던 생활고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대구 배우 이성민이 서울로 상경했다. 배우로서의 마지막 가능성을 시험해보기 위해 '연극계의 메이저리그' 대학로의 문을 두드렸던 것. 하지만 그 뒤에도 불안한 생활은 계속됐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1500원짜리 대패 삼겹살'을 사줄 수밖에 없던 사연, 작은 집으로 이사 갔을 때 속상해하던 아내의 부운 얼굴까지. 그럼에도 이성민이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을 가장 믿어준다는 아내 때문이었다. 이성민은 "(어려운 상황에도) 아내가 연극 그만두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묵묵히 그를 응원해준 아내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다시 25년 전 스무 살 무렵으로 돌아간다면 배우가 아닌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이성민. 그의 말처럼 연기는 어디가 고장난지도 잘 알 수 없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므로 막연하다지만 배우 이성민은 25년동안 그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연극 40편, 영화 20편, 드라마 30편. 오랜 고생끝에 빛을 본 그의 어눌한 고백들이 '힐링캠프'를 통해 진심으로 다가왔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힐링캠프' 이성민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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