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괴물' 류현진이 7년 연속 10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데뷔 후 처음으로 10이닝을 투구하며 홈팬들을 감동시켰다.
류현진은 4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이닝을 책임지며 4피안타(1홈런)를 내줬지만 무려 1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무사사구 1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타선 침묵으로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은 6회까지 안타 2개만을 내주며 호투를 펼쳤다. 이마저도 산발 안타였다. 6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득점권에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7회 1사 후 강정호에게 던진 145km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면서 동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맞는 순간에 실투라고 느꼈다"며 "파울이 되나 싶었는데 안도와주더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연장 10회까지 호투를 이어나갔다. 8회와 9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류현진은 10회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10승은 고사하고 패전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었다.
류현진은 '결자해지'했다. 152km의 강속구를 계속해서 뿌렸다. 선두타자 정수성을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문우람에게는 152km 직구만 5개를 연이어 던지며 땅볼 유도에 성공, 실점을 막아냈다. 대전 홈팬들은 온 힘을 다해 류현진을 연호했다. 류현진은 이 때를 떠올리며 "짜릿하고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승운은 따르지 않았다. 한화 타선이 10회말 공격서 무득점에 그치자 11회부터는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6년 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 달성에 실패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교체될 때 사실 많이 아쉬웠다.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며 아쉬움을 표한 뒤 "그래도 오늘 많이 와 주셨다. 그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렸으니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가장 아쉬웠던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부상으로 15일 동안 엔트리에서 빠졌던 것과 10승에 도전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비록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6년 만에 한 시즌 200탈삼진(210개)을 달성했다. 또한 데뷔 7년 만에 통산 탈삼진 10위에 오르며 '닥터 K'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선수들이 홈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자 모든 이들이 류현진에게 환호를 보냈다. 그의 7년 연속 10승은 무산됐지만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투구를 펼쳤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