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무려 1041일 만에 1군 무대 선발로 나섰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서는 '광속 사이드암' 정재원(한화 이글스)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한화는 28일 대전구장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 선발 투수로 정재원을 낙점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지난 2009년 9월 19일 문학 SK전 이후 1041일 만의 선발로 나선 7월 26일 롯데전 패전 이후 64일 만의 등판이다. 정재원에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등판이다.
정재원은 2009시즌 4경기에 선발로 나선 바 있다. 당시 그의 이름은 정종민이었다. 선발로 나선 4경기 성적은 4전 전패 평균자책점 13.86, 그야말로 참담했다. 마지막 선발 등판이던 2009년 9월 19일 문학 SK전서는 아웃카운트 1개만 잡아내며 4실점하고 물러났다. 그 해 12월 정재원으로 개명한 그는 지난 7월 26일까지 1군에서 한 차례도 선발로 나서지는 못했다.
이듬해인 2010년 12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8.79으로 부진했던 정재원은 지난 시즌 좋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된 그는 시즌 초반 2경기서 나란히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6일 대전 KIA전서는 데뷔 8년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9-9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한 그는 10회말 터진 이대수의 끝내기 홈런으로 감격적인 승리를 따냈다. 4월 한 달간 12경기에 나서1승 3홀드 평균자책점 1.98(13⅔이닝 3실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12경기서는 평균자책점 14.15(13⅓이닝 21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문제는 들쭉날쭉한 제구였다. 정재원은 지난해까지 통산 54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사사구 78개를 허용했다. 빠른 공을 지닌 사이드암 투수라는 매력이 있었지만 제구 불안이 계속되자 위력이 반감됐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에도 인상적인 활약은 없다. 13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7.50(18이닝 15자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3할 3리, WHIP(이닝당 주자 허용률)는 1.89로 높다. 그나마 탈삼진 17개, 사사구 13개로 K/BB 비율이 이전 4시즌에 비해서는 나아졌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지만 최근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희망적인 요소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인 지난 7월 26일 대전 롯데전서도 5이닝 동안 홈런을 3개나 맞고 9실점했지만 탈삼진 5개, 사사구 2개로 '제구 불안'은 어느정도 해소된 듯했다. 9월에도 2경기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 5탈삼진 2사사구로 나쁘지 않다.
최근 흐름만 보면 호투를 기대해볼 만 하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는 한 경기에도 나서지 않았다. 자신감을 갖고 던질 여건은 마련됐다. 어렵게 잡은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 기회, 정재원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사진=정재원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