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선발 전환 이후 첫 무사사구, 거침 없는 호투였다. 하지만 홈런 한 방의 타격이 생각보다 컸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의 3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바티스타는 24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하지만 타선 침묵으로 팀이 1-2로 패하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시즌 5패(4승)째.
바티스타는 올 시즌 두산전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지난달 18일 개인 최다인 7⅔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홈런 1방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2회말 이원석에게 허용한 투런포 한 방이 끝까지 바티스타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무사사구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바티스타는 1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내준 뒤 손시헌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현수의 2루수 직선타에 귀루하지 못한 이종욱까지 더블 아웃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1사 1루에서 이원석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2실점했다. 곧이어 최주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최재훈을 삼진 처리함과 동시에 도루 저지에 성공,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후 바티스타는 안정을 찾았다.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6회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종욱의 2루수 직선타를 더블 아웃으로 연결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곧이어 손시헌은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7회도 삼자 범퇴였다. 3회부터 7회까지 5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며 완벽투를 펼친 것이다.
이날 바티스타는 최고 구속 152km의 직구 34개를 던졌지만 볼-스트라이크 비율은 13-21,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커브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했다. 낙차 큰 커브 제구는 완벽했다. 이날 잡아낸 탈삼진 5개 가운데 4개의 결정구는 커브였다. 커브 3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0개에 달했다. 이원석에게 커브를 던져 홈런을 맞았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하지만 나머지는 완벽했다. '커브 아티스트'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최고 143km의 고속 슬라이더(27개)도 커브를 뒷받침하는 훌륭한 양념이었다.
또한 바티스타의 투구수 9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무려 69개, 비율로 따지면 70.4%였다. 제구 불안에 시달리던 그의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비록 팀의 승리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바티스타의 계속되는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선발 전환 이후 처음으로 무사사구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올 시즌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3, 우연으로 치부할 수치는 아니다.
[사진=데니 바티스타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