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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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패배 직전 야수가 잠에서 깼다

기사입력 2012.09.19 07:39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우리가 잠자는 야수를 깨울 수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실바는 레알 마드리드가 부진하지만 그래도 강호라는 의미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였지만 공교롭게도 말이 씨가 되고 말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베르나베우서 열린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맨시티와 치고받는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에딘 제코와 알렉산다르 콜라로프에 연속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던 레알 마드리드는 종료 5분을 남기고 카림 벤제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연속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를 펼치는 내내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과 승리 본능이 꿈틀댄 경기였다. 리그서 무득점 패배를 당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면서 비난이 이어진 것을 한 번에 없애기라도 하려는 듯 선수들은 맹렬히 공격에 열중했다.

잔뜩 웅크리고 나오지 않는 맨시티를 향해 때리고 또 때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맨시티를 상대로 전반에만 14개의 슈팅을 퍼부을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는 성이 나 있었다.

그러나 조 하트 골키퍼가 지키는 맨시티의 골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고 덩달아 후반 23분 볼을 뺏기는 실수 하나로 제코에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다행히 마르셀루가 8분 뒤 동점골을 뽑아내며 기사회생했지만 두 번째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종료 5분을 남기고 콜라로프에 프리킥 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사비 알론소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경기장도 순간 정적이 흘렀다.

패배가 눈앞까지 다가온 것과 같았다. 또다시 언론의 집중포화가 예상되던 순간 잠자던 야수 레알 마드리드가 깨어났다. 곧바로 벤제마가 터닝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파상공세를 더욱 펼친 끝에 호날두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골을 넣었음에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슬프다'는 말 한마디로 레알 마드리드의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던 호날두는 결승골을 넣자 그라운드에 슬라이딩을 하며 득점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호날두의 어두운 표정에서 시작된 레알 마드리드의 숨죽었던 본능이 호날두가 다시 웃음을 찾으면서 다시 눈을 뜬 셈이다. 패배 직전까지 몰렸을 때 무너지지 않고 야수의 본능을 깨우는 힘이 바로 레알 마드리드를 명문이라 부르는 이유였다.

[사진 = 호날두와 무리뉴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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