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6일 대한배구협회는 석 달 동안 이어진 김연경(24)의 문제가 거의 해결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리고 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김연경과 대한배구협회 그리고 흥국생명 등이 모두 참여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의 몸이 되고 싶은 김연경은 FA 선수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원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은 "소속 구단의 동의 없이는 해외 진출이 불가한 국내 로컬 룰을 어긴 행위는 엄연히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측의 대립은 석 달 이상동안 팽팽하게 진행됐고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현재진행형'이었다. 뒤늦게 중재에 나선 대한배구협회는 중재안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갈등은 여전히 식지 않았고 양측의 의견 대립은 팽팽했다.
협회의 중재 하에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합의를 본 사항은 총 3가지다. 이 중 특히 마지막 세 번째 조항이 이번 합의문의 핵심이다.
1. 현 한국배구연맹 규정상 원소속 구단이 흥국생명 소속 구단이며 이를 토대로 해외진출
2. 해외 리그 진출 기간은 2년 그 다음은 국내리그 복귀
3. 해외진출 구단의 선택권은 소속 구단과 선수의 제인을 받고 협회의 중재 하에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결정한다. 단 국제기구와 법률적 판단이 완성될 경우 그 결정에 따르기로 한다.
김연경은 국내 로컬룰에 따라야 한다는 흥국생명의 입장을 수용했다. 그리고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아닌 흥국생명 임대 선수로 해외리그에 진출하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입장은 달랐다. 김연경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배구연맹(FIVB)의 해석이다. 이 부분을 많이 따르기로 생각했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합의를 결정한 것이다"며 "국제 룰을 따르면 내가 FA라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았다.
이에 비해 권광영 흥국생명 단장은 "페네르바체 구단에서 독자적으로 FIVB에 질의한 것은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 FIVB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역 규정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안에 속하는 배구 강대국이다. 이런 나라의 규정을 후진적인 규정이라며 합의를 뒤집으면 무슨 이유가 되겠느냐"며 구단의 입장을 말했다.
두 번째 사항은 양측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표명한 부분이다.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 뛴 뒤 국내에 들어오려는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다.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문제는 마지막 세 번째 조항이다. 흥국생명과 김연경은 모두 "국제배구연맹의 결정에 따르겠다. 만약 내가 FA 신분이 아니라 임대선수 신분이라고 한다면 2년을 터키에서 뛴 뒤 국내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권광영 단장은 "FIVB에서 공식적인 결론이 나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선수는 우리의 자산이다. 선수에 대한 권리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만큼 우리가 원하는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김연경과는 다른 입장을 표명했다.
흥국생명은 팀 전력의 핵심은 김연경을 세 시즌동안 해외리그로 내보내면서 임대료를 챙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에도 임대료를 받지 않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수의 뜻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보면 김연경 쪽이 많이 뒤로 물러섰다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었다. 자신은 물론 해외리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잔다르크'가 되겠다고 밝힌 김연경은 국제 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FIVB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은 국내 로컬룰을 강조하면서 선수에 대한 권한이 전적으로 구단에 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은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여전히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FIVB의 유권해석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김연경은 차기 시즌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연경은 "10월에 열리는 컵대회를 위해 수술이 아닌 재활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는 유럽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자국 리그에서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차기 시즌 목표는 팀을 자국리그 정상에 올려놓는 것과 다시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김연경 사태를 통해 구단과 선수들의 갈등이 깊어지지 않는 새로운 규정의 필요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 김연경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