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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위대한 발굴'은 바로 '포백 수비'

기사입력 2012.08.11 07:1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홍명보호의 '신드롬'은 빛났다. 결말도 아름다웠다. 라이벌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며 역사에도 한 획을 그었다.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유행을 일으켰다.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해외 도박사들의 예상을 깨고 대등한 경기를 보인 것이 시작이었다. 스위스를 보란듯이 누르고 가봉을 지나 8강에선 대최국 영국의 메달 꿈을 짓밟았다. 브라질을 상대로 완패한 4강전은 아쉬웠지만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며 멋진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대회기간동안 홍명보호는 많은 족적을 남겼다. 각기 선수들도 맹활약을 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재입증했다. 이 속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수비라인'에서의 소득이다. 홍명보호의 선전 속엔 포백 수비의 안착과 한국 수비를 이끌 차세대 주자들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홍명보호의 유행의 힘은 '포백 라인의 안착'

한국 축구는 최근 몇년간 수비라인에서 '과도기'를 거쳤다. 스리백과 포백의 사이를 자주 이동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성공한 스리백 수비 방식에서 최근 들어 각광받는 포백 방식으로 변모하는 과정으로도 보인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은 스리백 라인으로 재미를 봤다. 포백 라인을 구축해 대회에 나서고자 했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없어 결국 3-4-3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은 홍명보-최진철-김태영으로 이어지는 막강 수비라인을 내세워 4강 신화를 썼다. 이와 함께 한국 축구의 대표격 수비라인은 스리백이 됐다.

히딩크 감독이 물러난 이후 변화가 감지됐다. 2006년 아드보카드 감독을 비롯해 핌 베어벡 감독 등 많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포백 라인을 시험가동했다. 하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 저조한 성적 속에 다시 스리백으로 회귀하기 일쑤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비교적 좋은 포백 라인의 모습을 보였다. 많은 경험을 지닌 이영표의 리드 아래 이정수와 조용형, 차두리 등이 잘 조화를 이루며 조별예선에서 선전을 펼쳤다. 그렇다고 스리백의 그림자가 완전히 지위지진 않았다. 16강 우루과이전에선 전략적으로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하며 완벽한 포백라인으로의 전환은 잠시 미뤘다.

그러던 2012년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에서 포백 라인을 안착시킨 모양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예선전부터 동메달을 목에 걸 때까지 포백라인을 내세웠다. 그 속에서도 부작용은 크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김창수의 가세 속에서도 오랜 호흡을 자랑하며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선보였다. 영국과의 16강전에서 PK실점을 제외하면 6경기에서 4골을 실점하며 경기당 0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풀백들의 활용과 함께 포백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좌우 풀백에 포진한 윤석영과 김창수의 공격 가담은 매경기 대표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또한 측면 수비들의 노련한 수비와 김영권과 황석호의 밀착 마크, 헤딩볼 경합도 위력을 발휘하며 홍명보호의 포백라인을 더욱 단단히 만들었다.

황석호와 김영권, 한국 수비의 차세대 주자



대회 개막 전 올림픽대표팀엔 수비 공백이 예상됐다. 바로 주장 홍정호의 부상 이탈때문이었다. 오랜 기간 김영권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의 핵이었던 홍정호의 공백은 매우 커보였다.

하지만 대체자로 나선 황석호는 이번 대회 활약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도 보답했다. 지난 6경기동안 김영권과 발을 맞춘 황석호는 철통 수비로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견인했다. 특히 밀착 마크가 빛을 발했다.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 봉쇄에 애를 먹긴 했지만 그 외 경기들에서 주요 선수들의 공격을 잘 저지했다. 멕시코전에서 페랄타를 잘 막아낸 황석호는 영국과의 8강전에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스터리지를 괴롭히기도 했다.

황석호의 발굴과 함께 김영권도 진가를 발휘했다. 중앙 수비를 책임진 김영권은 수비진을 리드하며 한국의 질식 수비에 활력을 넣었다. 대회를 앞두고 이적한 광저우 헝다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러브콜이 절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했다.

헤딩볼 경합은 보너스였다. 김영권은 상대로부터 넘어 오는 긴 패스를 따라 타점 좋은 헤딩으로 여러 차례 수비에 성공했다. 또한 공격 전개시 이어지는 김영권의 긴 패스는 활로를 만들었다. 일본과의 3,4위전에서도 김영권의 패스는 전방 공격진들의 머리 혹은 발로 정확히 배달됐다.

수비진들의 안정된 활약 속에 올림픽 대표팀은 메달 획득의 꿈을 이뤘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활약한 수비진들이 앞으로 한국 축구의 수비를 이끌어갈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진=홍명보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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