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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탈출' 한화, 류현진 완투승에 가려진 이면

기사입력 2012.07.25 02:35 / 기사수정 2012.07.25 03:08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감격적인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 승리의 이면에는 불펜에 대한 불안 요소 또한 존재했다.

한화는 24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4-3 역전승,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8피안타(1홈런) 10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호투, 시즌 첫 완투승의 기쁨을 안았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129개, 올 시즌 최다였다.

8회까지 11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9회 마운드에 오르기 쉽지 않아 보였다.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18일 대전 삼성전서 70개의 공을 던졌고 사흘 전 올스타전서 2이닝을 소화했다. 통상적으로 화요일 선발 투수가 4일 휴식 후 일요일 경기에 나서기에 더 이상의 투구는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팀의 8회말 공격이 끝나갈 즈음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다. 9회 등판 가능성을 시사한 것. 결국 류현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힘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다. 선두 타자 홍성흔을 삼진 처리하면서 깔끔한 출발을 보인 류현진은 후속 타자 강민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1점차까지 쫓겼다. 이후에는 박종윤과 박준서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 하지만 정훈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결국 시즌 첫 완투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7회까지 151km의 직구를 꽂아넣는 등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8회에도 세 타자를 완벽하게 막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8회부터 달라진 점이 있었다. 7회 이후 류현진의 투구수 28개 중 직구는 8개에 불과했다. 힘이 떨어지자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7회까지 직구 50개와 변화구(커브 12개, 슬라이더 11개, 써클체인지업 28개)51개를 던졌다. 이에 견줘 변화구 구사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류현진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은 한화의 불안한 불펜과도 무관치 않다. 2점차 리드 상황을 완벽하게 지켜낼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판단이 섰다고 풀이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선수 션 헨까지 웨이버 공시되면서 불펜 운용의 폭은 더욱 좁아진 상태다.

한화는 지난 5월 12일 대전 롯데전서도 4-2로 앞선 9회초, 마무리투수 데니 바티스타가 4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달 7일 대전 롯데전서는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7-9로 역전패했다. 모두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간 것이다.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 불펜을 가동시키느니 류현진을 한 이닝 더 끌고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이날 류현진은 지난 18일 삼성전(2이닝 8실점)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기 후 "지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진짜 전력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화의 불펜이 탄탄했다면 류현진의 의지와 상관없이 9회에는 계투진이 나섰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올 시즌 한화의 9회 평균자책점은 5.54(24일 기준)에 달한다. 올 시즌 역전패만 22회, 리그 최다 기록이다. 올 시즌 선발 투수의 완투가 2차례(김혁민, 류현진)에 불과하기에 불펜에서 승리를 지키지 못한 경기가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화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9일 대전 삼성전서도 5-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 동점을 허용,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결국 5-6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만약 류현진이 일요일 경기에도 선발로 나선다면 2번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해야 한다. 지난달 7일 롯데전 이후 등 근경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류현진이기에 컨디션 조절과 체력 관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불펜이 불안하니 방법이 없다. 한화 불펜은 최근 5경기서 무려 20점을 내줬다. 불펜을 가동하는 것 보다 힘이 떨어진 선발 투수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한화의 현실이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류현진을 끝까지 믿은 결정이 성공한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믿고 내보낼 구원 투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화의 후반기 반격을 위해서는 '지키는 야구'가 필수 조건이다. 후반기 첫 단추를 잘 꿴 한화가 불안 요소를 떨쳐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사진=류현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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