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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의 4백, 왜 안될까?

기사입력 2007.07.17 00:16 / 기사수정 2007.07.17 00:16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한국의 4백, 여전히 제자리 걸음'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아시안컵에서의 연이은 졸전으로 대회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11일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전과 15일 바레인전에서 4백의 부진 영향으로 1무1패의 치욕적인 결과를 거둔 것.

베어벡 감독은 지난 1년 간 줄곧 4백을 고수하여 수비력 강화를 꾀했으나 오히려 나아진게 없었다. 거의 매 경기마다 수비에 치명적인 허점을 보이며 여론의 주된 질타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여름 부임 이후 많은 경기에서 4백을 줄기차게 테스트했으나 정작 중요한 아시안컵 무대에서 성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사우디전에서는 '김치우(24)-김진규(22)-강민수(21)-오범석(23)'의 젊은 수비수들을 기용했으나 오히려 경험 부족으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바레인전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송종국(28)과 김동진(26)을 투입하여 단점을 극복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수비진에 혼란만 가중시켜 4명의 수비수가 스스로 무너지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역효과가 벌어졌다.

'김진규-강민수' 조합의 연이은 부진은 베어벡 감독이 여전히 최상의 4백 조합을 찾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불안정한 위치선정과 느린 속도의 활동력으로 상대 공격수를 철저히 마크하지 못해 불안함을 안겼다. 공격 전개시에는 중앙 보다는 측면 쪽으로 의미없는 패스를 남발하는 비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등 경기 운영에 문제점을 나타냈다.

4백의 생명이자 근간은 수비수들의 똘똘 뭉친 단합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대표팀 차출 시간 부족으로 수비수들의 호흡을 가다듬을 여유가 없어 실전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계속 벌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4백 구성원이 경기때 마다 연이어 바뀌면서 선수들에 혼란감을 안겨줬다. 베어벡 감독은 여러 조합을 가동했으나 정작 아시안컵에서도 호흡이 잘 맞는 구성원을 찾지 못해 참담한 결과를 안겼다.

베어벡 감독의 4백은 "성남의 4백이 한국의 4백보다 더 낫다."는 여론이 형성될 정도로 비아냥을 받고 있다. 성남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장학영-조병국-김영철-박진섭'의 4백으로 호흡이 척척 잘 맞는 K리그 최고의 4백을 구축했다. 조합을 꾸준히 유지한 성남 4백의 장점을 베어벡 감독이 끌어들였다면 아시안컵에서의 성적은 현실과 반대로 흘러갔을지 모른다.

베어벡 감독은 패싱력이 정확한 선수를 중앙 수비수에 배치하는 스타일이다. 원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가 아니었던 김상식과 김동진이 한때 보직변경을 했던 것도 이때문 이었다. 하지만, 어이 없는 수비 불안으로 부진한 뒤 올림픽대표팀 수비 듀오 김진규와 강민수를 등용했으나 경험 부족이라는 패착을 거듭하게 됐다.

그는 부임 이후 지금까지 조병국(성남) 곽희주, 이정수(이상 수원) 같은 K리그 정상급 수비수들을 뽑지 않았다. 이는 수비수 등용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여 1년 동안의 실험이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여전히 '제자리 걸음'에 머무른 베어벡호의 4백은 오는 18일 인도네시아전에서 심판대에 올라선다. 인도네시아전에서 4백을 가다듬어 아시안컵 8강 진출을 공헌할지 아니면 여전한 수비 불안으로 이번 대회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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