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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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축구다…그리스, 평균 슈팅 6개로 8강 진출

기사입력 2012.06.17 10:15 / 기사수정 2012.06.17 11:34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축구에서 경기력에 따라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아닌 듯하다. 바로 그리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스는 17일(한국시간)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A조 3차전에서 러시아를 1-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한 그리스는 승자승 원칙에 따라 러시아를 조3위로 밀어내고 8강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당초 그리스의 8강 진출을 예상한 이는 매우 드물었다. 러시아전을 앞두고 그리스는 승점 1점으로 A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으며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러시아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러시아는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전반에도 경기 흐름은 일방적인 러시아의 우세였다. 러시아는 안드레이 아르샤빈, 알란 자고예프 등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하지만 그리스는 러시아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추가 시간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지오르고스 카라구니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철퇴 축구의 진면목을 과시한 그리스였다. 이후 누구나 예상한 대로 그리스의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 드러난 후반전으로 전개됐다. 그리스는 최전방 공격수 파니스 게카스, 공격형 미드필더 카라구니스를 빼고 조세 홀레바스, 그리고리스 마코스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러시아는 후반들어 무차별적인 공격을 통해 그리스 수비를 분새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25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포문을 열지 못했다. 반면 그리스는 5개의 슈팅과 38%의 볼 점유율로 8강 진출을 일궈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러시아는 좋은 경기를 펼친 반면 그리스가 수비를 잘했다. 오늘 우리가 이겼어야 하지만 이것이 축구다"라고 평했다.

그리스는 지난 폴란드, 체코전에서도 각각 7개와 8개의 슈팅만을 기록했으며,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폴란드, 체코전 역시 러시아전과 마찬가지로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골을 터뜨리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3경기 통틀어 7개의 슈팅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 보여준 철퇴 축구는 유로 2004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8년 전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당시 그리스는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로 8강에 간신히 오른 뒤 토너먼트 3경기에서 전부 1-0 승리를 거두고 앙리 들로네를 들어올렸다.

이제 그리스는 8년 전 영광 재현을 다시 꿈꾸고 있다. 그리스의 철퇴축구. 이번에도 통할까.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그리스 ⓒ UEFA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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