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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十六國記] '이 남자, 세브첸코'…눈물나는 불꽃 투혼

기사입력 2012.06.12 11:04 / 기사수정 2012.06.12 11:04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 안드리 세브첸코가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세브첸코는 1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12' D조 1차전에서 스웨덴을 상대로 2골을 터트리며 우크라이나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애초 스웨덴의 강세가 예상됐던 경기였으나 결과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유로2012 개최국으로 홈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는 베테랑 세브첸코의 활약에 힘입어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세브첸코의 선수 생활은 한 편의 드라마같다. 이탈리아 세리에A AC 밀란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세브첸코는 유독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없던 선수였다. 월드컵, 유로 때마다 '불운한 영웅'하면 떠올랐던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세브첸코였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8강 진출을 견인해 다소간의 아쉬움은 털어냈으나 '선택과 집중'이 돋보이는 유로와는 영원히 인연이 없을 듯했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개최국으로 참가하는 이번 대회를 제외하면 유로 본선에 진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유로2012 공동개최국이 우크라이나, 폴란드로 결정된 것은 지난 2007년. 우크라이나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세브첸코는 선수 생활의 지속을 피력했다. 2009년 소속팀을 자국리그의 디나모 키예프로 옮기면서까지 유로2012 출전을 위한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그럼에도 세브첸코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한국 나이로 37살인 세브첸코는 축구 선수로는 환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의 블로힌 감독은 세브첸코에 대한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대회 개막 직전에 열린 터키(0-2 패), 오스트리아(2-3 패), 에스토니아(4-0 승)와의 평가전에서 밀레프스키, 보로닌을 공격수로 활용했다. 세브첸코에게는 조커 역할만 맡겼다.

드라마틱하게도 결정적인 순간 블로힌 감독은 세브첸코의 경험과 한방을 믿었다. 그리고 그의 모험적인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세브첸코는 대회 조별리그 첫경기 스웨덴전에서 당당히 선발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후반 10분, 17분 연속 헤딩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했다. 세브첸코가 후반 37분 밀레브스키와 교체되자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의 우크라이나 팬들은 그를 향해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진 = 셰브첸코 (C) Gettyimages/멀티비츠]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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