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스포츠에 '만약에'란 말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아직 시작도 안 한 대회, 그것도 축구공은 둥글다고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축구를 가지고 가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유로 2012를 즐기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다. 일종의 메인 요리를 먹기 전 전채요리를 통해 식욕을 돋우듯 가상으로 혹시 벌어질지도 모를 일을 예상해보자는 의미다.
퇴출당한 부부젤라, 그 빈자리는 조줄리카(zozulica)?
2010 남아공 월드컵의 최대 히트상품은 부부젤라였다. 남아공 전통 악기인 부부젤라는 항공기가 이륙할 때 나는 소리와 맞먹는 소음을 자랑하며 월드컵 내내 뒤덮었고 이후 야구와 농구 등 다른 종목으로 퍼지며 새로운 응원문화가 됐다. 그러나 부부젤라는 소음의 대가로 유럽축구연맹으로부터 유로 2012 반입 금지 처분을 당했다.
이제야 조용히 축구를 즐기게 된 것만 같던 그때 암초가 등장했다. 바로 우크라이나 전통 악기 조줄리카(zozulica)다. 오카리나 형태의 조줄리카는 부부젤라에 비해 소음은 크지 않지만 중저음의 뻐꾸기 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5분이면 연주 방법을 익힐 수 있다는 조줄리카는 부부젤라를 대체할 응원도구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경기장을 방문하는 관중에 소형 조줄리카를 제공할 계획이라 밝히자 영국 일간지 '미러풋볼'은 6일(이하 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부부젤라가 사라진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조줄리카를 사용한다"며 조줄리카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상 세 번째, 3패 무득점 탈락 나올까
이 대회를 위해 4년을 준비한 것은 16개 출전국 모두 마찬가지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기에 승자와 패자는 나뉘기 마련이다. 한 팀은 웃으면서 8강에 나서고 어떤 팀은 탈락의 아쉬움을 달래며 짐을 싸야한다.
만일 탈락의 아쉬움을 넘어서는 3패의 아픔, 여기에 무득점으로 되돌아가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당사국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심정일 것이다. 역대 유로 대회 중 조별리그서 3패로 짐을 싼 국가는 많다. 그러나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친 나라는 두 나라에 불과하다. 예선과 본선을 분리하고 지금의 골격을 갖춘 1980년 대회 이후 3패 무득점의 멍에는 터키와 덴마크만 썼다.
터키는 지난 1996년 대회서 포르투갈과 크로아티아, 덴마크 사이에서 고전하다 3패 무득점으로 경험했다. 터키의 자존심을 구겼던 덴마크는 4년 뒤 2000년 대회서 네덜란드와 프랑스, 체코 틈바구니서 3패 무득점을 당하고 탈락했다.
이후 불가리아(유로 2004)와 그리스(유로 2008)가 3패를 당했지만 무득점은 아니었고 만일 올해 나온다면 12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가 된다. 3패 무득점의 경험이 있는 덴마크는 불행히도 이번 대회서 포르투갈과 독일, 네덜란드와 죽음의 조에 속해 있어 불운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커보인다.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할까
세상은 언제나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고 그의 출현에 모든 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축구도 마찬가지고 새로운 강자의 출현이 잦고 이변이 많은 것도 유로 대회이기에 새로운 챔피언의 등장을 기대케 한다.
역대 13번의 대회 중 우승컵을 들어올린 국가는 9개국(서독 제외)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는 역대 우승팀이 모조리 출전하는 대회로 기존 강자와 이에 도전하는 우승 '0'회 국가의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첫 우승을 노리는 국가는 총 7개국이다. 개최국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아일랜드, 잉글랜드, 스웨덴이 그 주인공이다. 그 중 우크라이나는 이번이 유로 본선 첫 출전으로 모두가 놀랄 꿈을 꾸고 있다.
[사진 =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에 패했던 그리스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