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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 발리볼] '이스탄불 더비', 축구를 넘어 배구까지

기사입력 2012.06.06 10:07 / 기사수정 2012.07.20 03:09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축구에서의 라이벌 구도가 배구까지 이어졌다. '이스탄불 더비'를 만들어낸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가 주인공이다.

터키 프로축구 슈퍼리그에서 '이스탄불 더비'는 '밀라노 더비', '맨체스터 더비'와 더불어 세계 10대 라이벌 매치로 꼽힌다. 터키의 수도인 이스탄불을 연고지로 쓰는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 간의 맞대결인 '이스탄불 더비'가 펼쳐지는 날이면 그라운드는 홍염으로 가득 차고 부상자가 속출한다.

투입되는 경찰력도 어마어마하다. 노동자와 아시아를 대변하는 페네르바체, 중산층과 유럽을 대변하는 갈라타사라이는 1909년 제1차 맞대결을 펼친 이후 지금까지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비단 이는 축구뿐만이 아니다. 터키 여자 프로배구 아로마리그에서도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의 맞대결은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터키의 배구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목되는 점은 페네르바체가 '월드 스타' 김연경이 소속된 팀이라는 점이다.

지난 4월 6일 터키 앙카라의 바스켄트홀서 열린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의 2011~2012 터키 아로마리그 플레이오프 조별 리그 경기에서 양 팀 팬들의 라이벌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양 팀은 1세트 경기를 치르는데 무려 1시간 48분이 소요됐다. '무한 랠리'를 반복하지 않는 이상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관중 난동'이었다. 갈라타사라이가 6-3으로 앞선 상황, 코트에 휴지가 투척되는 바람에 경기가 한차례 중단됐다. 약 3분여 만에 경기가 재개됐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6-4 상황, 페네르바체의 김연경이 오픈 공격을 시도하는 순간 정체불명의 폭죽음이 들렸다. 이번에는 갈라타사라이의 팬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경기를 방해한 것이다.

그러자 페네르바체의 팬들도 경기장에 휴지를 투척하며 응수했다. 순식간에 코트는 휴짓조각으로 뒤덮이며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10-4 상황에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몸을 피해야 했다.

결국 관리자들이 나서서 팬들을 진정시키기에 이르렀다. 심판들은 경기가 중단된 지 1시간여 만에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뒤 팬들을 향해 "만약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하면 페네르바체를 탈락 처리하겠다"고 경고했고 팬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경기가 재개됐다. 경기가 재개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무려 1시간 15분, 밀폐된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당시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의 표정에서 4강 토너먼트 진출도 중요하지만 페네르바체만은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페네르바체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로 끝났다. 나란히 4강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는 각각 바키프방크텔레콤, 엣자스바스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만약 3, 4위전이 치러졌다면 양 팀의 '전쟁'이 또다시 재현될 뻔했다. 

국내 프로배구에서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간의 맞대결이 '전통의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실제로 두 팀이 맞대결을 펼칠 때면 경기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다.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 간의 맞대결처럼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사진=김연경 ⓒ 페네르바체 유니버셜 공식 홈페이지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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