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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백구대제전] 특별했던 기억,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기사입력 2012.06.05 09:32 / 기사수정 2012.07.20 03:1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대한민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이 런던 올림픽 본선무대에 오른 가운데 남자 배구 대표팀 역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위한 일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남자 대표팀은 아시아의 복병 이란에 0-3으로 패한 데 이어 세르비아와의 일전에서도 1-3으로 패하며 본선 무대 진출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본선행 티켓이 두 장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남자 대표팀의 올림픽 합류는 애석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한국에 1차전 참패를 안긴 팀이 이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원래 아시아 배구의 판도는 한중일 등 동아시아 3개국에 한정돼 있던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 구도를 깬 나라가 바로 중동의 이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도의 변화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남자배구 최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사실 당시 대표팀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초호화 멤버로 구성됐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을 필두로 신진식-김세진 듀오가 공격 선봉에 섰고 신선호, 김상우 등이 고비마다 제 몫을 하며 4강에서 일본을 꺾고 여유있게 결승에 오르는 저력을 선보였다. 남은 것은 또 다른 준결승 무대인 중국과 이란의 경기였다.

이 경기는 중국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물론 당시 중국이 2진급으로 선수를 파견하는 바람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다년간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른 저력까지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당시 아시아 남자배구의 판도에서 중동세가 기를 펴지 못한 것도 중국의 승리를 예측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중국을 따돌리고 결승 무대에 오르는 저력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당시 아시안게임에서 ‘중동 돌풍’을 일으킨 이가 박기원 현 대표팀 감독이다. 정확히 10년 전 당시 이란 대표팀을 맡았던 박기원 현 대표팀 감독은 ‘이란의 히딩크’라 불리며 중동에 남자 배구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결승무대에서는 19점을 올린 신진식의 활약에 막혀 이란이 0-3으로 패했지만 이후부터 아시아 배구의 판도에서 중동세는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현재 양국의 상황은 바뀌게 됐다.

남자배구 대표팀에게 최초 금메달을 안겼던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동시에 동아시아 3국의 일변도였던 아시아 남자 배구의 판도가 바로 이 시점부터 변경되기 시작했던 셈이다.

[사진=박기원 현 대표팀 감독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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