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18안타 7볼넷16득점'. 한화 이글스 타선의 24일 경기 성적이다. 지난 12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화는 24일 광주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서 장단 18안타를 몰아치며 16-7, 대승을 거뒀다. 지난 12경기에서 103안타 43볼넷을 얻어내고 단 35득점에 그쳤던 득점력 부재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렇다면 한화가 모처럼의 타선 폭발과 4연패 탈출로 얻게 된 희망요소는 무엇일까.
득점력 부재 해소
가장 반가운 부분이다. 한화는 이날 경기 전까지 12경기에서 안타 103개, 볼넷 43개를 얻어내면서 팀 득점은 단 35점,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저조한 득점력을 보였다. 최소한 111명의 주자가 출루하고도 홈을 밟지 못한 셈이다. 지난 7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개막전서 11안타 5볼넷을 얻고도 1득점에 그치면서 시작된 악순환은 지난 12경기 내내 이어졌다. 초반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한화는 24일 경기에서 기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며 지난 12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서 한화 타선은 득점권에서 18타수 9안타, 높은 집중력을 선보였다. 중반 이후 스퍼트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상대 에이스를 무너뜨렸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는 다름 아닌 '투수 4관왕' 윤석민이었다. 한화 타선은 윤석민을 상대로 장성호의 투런 홈런 포함 7안타 5득점의 집중력을 선보였다. 시즌 내내 타격 부진에 시달리던 유격수 이대수는 만루 기회에서 싹쓸이 3루타를 기록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경기 전 많은 이들은 윤석민이 나서는 KIA의 우세를 점쳤다. 윤석민은 올 시즌 2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0.53으로 위용을 떨치던 중이었다. 한화 선발로 나선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3.55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었지만 윤석민 쪽으로 무게가 쏠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윤석민이 나선 경기에서 타선 폭발에 힘입어 4연패를 끊어냈다.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에이스를 상대로 거둔 1승은 팀에 엄청난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몽둥이(공격력)가 문제"라고 아쉬워하던 한대화 감독의 걱정도 어느 정도 해소될 듯한 기미가 보인다.
'야왕의 한 수', 완벽히 통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한대화 감독의 작전이다. 먼저 5-5로 맞선 6회말 1사 1, 3루 찬스, 한대화 감독은 9번 이학준의 타석에 연경흠을 대타로, 1루 주자 신경현 대신 발 빠른 하주석을 내세웠다.
KIA는 곧바로 좌투수인 진해수를 올리며 응수했다. 그러자 한 감독도 연경흠을 빼고 우타자 이양기를 내세웠다. 결과는 대성공, 이양기는 3루수 옆을 스치는 좌익선상 2루타로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신경현 대신 대주자로 나선 하주석도 후속 타자 강동우의 얕은 좌익수 뜬공 때 전력질주, 홈을 밟았다. 웬만한 걸음으로는 홈에 들어오기 힘든 타구였다.
한대화 감독이 대타 카드로 기용한 이양기는 9회에도 쐐기타를 기록하는 등 3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으로 이날 경기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은 하주석도 데뷔 첫 안타를 터뜨리는 등 2타수 1안타 2득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타격 부진에 빠진 최진행을 대신해 5번 좌익수로 시즌 첫 선발 출장한 김경언도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로 한대화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적재적소에 완벽한 선수 기용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면 이후의 흐름은 좋은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바로 선수들의 자신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교체로 경기에 나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24일 경기에서 얻은 또 다른 소득이다.
이날 경기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아직(25일 기준) 3승 10패로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24일 경기에서도 타선은 맹활약을 펼쳤지만 마운드에서 8점을 허용하는 등 불안요소를 노출했다. 실책 2개가 겹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간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단 희망적인 요소는 발견했다. 하지만 불안요소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날의 기쁨은 '하룻밤의 꿈'에 그칠 수도 있다. 한화가 24일 경기에서 보인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면서 제 위치를 찾는다면 중반 이후 순위 다툼에 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타선 집중력 부재의 해소 기미가 보인 것, 24일 경기서 한화의 가장 큰 수확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