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직 여물지 않은 유망주에 불과했다. 무서울 거 없던 패기도 갈수록 사라졌다. 실패로 돌아간 바르셀로나 회심의 카드 크리스티안 테요 이야기다.
바르셀로나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캄프 누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1/12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서 사미 케디라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1-2로 무너졌다.
리그 11연승을 내달리며 역전 우승을 꿈꿨던 바르셀로나는 이날 패배로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차가 7점으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4연패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맞아 변화된 선발 명단을 내세웠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3백을 다시 들고 나왔고 최전방 한 축에 테요를 기용했다. 3일 간격으로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 따른 로테이션이라고 보기엔 알렉시스 산체스와 페드로 로드리게스 대신 선택한 테요는 너무나도 뜻밖이었다. 테요 카드는 과르디올라의 회심의 카드인 셈이었다.
테요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가 발굴한 신성 중 한명이다. 1991년생으로 B팀에서 뛰던 테요는 시즌 초반 다비드 비야와 이브라힘 아펠라이, 산체스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A팀으로 잠시 올라온 선수였다.
그러나 스피드를 앞세운 직선 돌파가 장기였던 테요는 기존 바르셀로나에 없던 스타일로 경기에 나설 때마다 강한 인상을 남겼고 리그 3골과 챔피언스리그 2골 등 7골을 넣으며 어느덧 A팀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에 과르디올라는 최근 부진에 빠진 산체스와 페드로의 대안으로 테요를 선택했다. 중앙 공격이 많은 바르셀로나의 전술상 상대는 자연스레 페널티박스 근처에 밀집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사이드라인에서 주로 움직이는 테요를 투입해 상대 수비의 간격을 넓혀줄 의도였다.
그러나 과르디올라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어린 선수가 활약하기엔 엘 클라시코 더비는 너무 큰 무대였다.
테요는 교체되서 나가기 전까지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적극적으로 돌파를 시도했고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흔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13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테요는 자신있게 알바로 아르벨로아를 상대로 돌파 이후 슈팅까지 연결했다. 7분 뒤에도 테요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산뜻한 모습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것이 전부였다는 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조로운 테요의 플레이는 아르벨로아에 모조리 읽혀 힘을 잃었다. 돌파 시도는 번번이 끊기며 상대에 공격권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신감을 잃은 테요는 후반 9분 득점 기회서도 슈팅이 골대를 훌쩍 넘기면서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후반 25분 터진 산체스의 동점골이 테요의 슈팅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그 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스스로 해결했어야 한 장면이었다.
호날두에 역전골을 허용한 이후 더 공격적으로 나섰어야 하는 시점에서도 위축된 테요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결국 후반 35분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교체됐다. 엘 클라시코 데뷔전을 선발로 치렀지만 어린 선수가 극복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무대였다.
[사진 = 테요 (C) 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