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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특집 ①] 이바나, "예쁘다고? 실력 좋다는 말이 훨씬 좋아요"

기사입력 2012.03.23 08:28 / 기사수정 2012.03.23 08:2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2%가 부족했던 도로공사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이바나 네소비치(23, 세르비아)를 맞이하면서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이바나는 도로공사 창단 이후 최다연승인 9연승을 이끌면서 팀의 '복덩이'가 됐다.

4라운드 후반부터 도로공사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바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곧바로 국내 리그에 뛰어든 그는 도로공사의 유니폼을 입고 곧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원하는 승리를 얻지 못한 이바나는 2연패를 쓴 경험을 치렀다. 그러나 짧은 시련은 여기까지였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조금씩 이루어지면서 '승리의 수호신'이 됐다. 지난 2월8일, 현대건설과의 5라운드 첫 경기에서 도로공사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이후, 5라운드 전승을 달린 도로공사는 3월 15일에 열린 현대건설 전에서 3-1로 승리하며 9연승을 달성했다. 역대 팀 최다연승을 세운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2위를 확정지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시즌 도중에 가세해 팀의 상승세를 이끈 선수는 많지 않다. 2009~2010 시즌 도중, GS칼텍스에 가세해 14연승을 이끈 데스티니 후커(미국) 외에 성공을 거둔 사례는 드물었다.

이바나의 영입은 모험이었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국내 리그에 적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바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인생은 사다리와 같은 것. 나는 항상 올라가고 싶다

이제 23세의 어린 선수인 이바나는 확고한 가치관을 갖췄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기 싫었고 시즌 도중 한국행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두려움보다는 도전 의식을 앞세웠고 팀이 지속적으로 이기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코트에서 뛰었다.

"인생은 사다리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다리는 올라가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결코 내려가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언제나 위만 보며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데 팀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줬어요. 저도 팀원들과 더욱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바나는 시즌 중반이 넘어선 시점에 V리그에 뛰어들었다. 올 시즌 국내에서 활약한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늦게 참여했지만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빼어난 외모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정작 이바나는 이로 인한 관심보다는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더욱 기쁘다고 대답했다.

"예쁘다는 말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더욱 기쁩니다. 방금, 시즌 도중에 들어와 성공한 외국인 선수라고 말씀하셨는데 듣던 칭찬 중, 최고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하던 배구와 한국배구가 많이 달랐기 때문이죠. 제 기량을 빨리 보여주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세르비아에 있는 제 어머니와 친구들, 그리고 팀 동료들이 많이 격려해줬기 때문에 제가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어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몬타뇨와 겨루고 싶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도로공사는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과 맞붙는다. 이바나는 3전2선승제로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서 반드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인삼공사를 상대로 1승 밖에 얻지 못했다. 높이와 파워를 앞세운 인삼공사의 '주포'인 몬타뇨를 상대로 블로킹 높이가 낮은 도로공사는 고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0cm의 장신인 이바나의 가세는 높이로 고민하던 팀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이바나는 팀을 9연승으로 이끌며 여자부 6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정규리그에서 제 역할을 다해준 이바나는 플레이오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삼공사와 만난다는 것은 도전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걸음 한걸음 씩 전진하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에요.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삼공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인삼공사는 V리그 여자부 최고의 공격수인 몬타뇨가 버티고 있다. 몬타뇨는 올 시즌,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면서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몬타뇨는 무려 1076점을 올리며 득점 1위에 올랐다. 1000점이 넘는 점수를 올리면서 공격성공률도 50.69%에 달했다.

"몬타뇨는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도전해 겨루고 싶어요. 내가 몬타뇨를 상대로 어느 정도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마치 전쟁과 같을 것 같아요.(웃음) 유럽과는 달리 이 팀에서는 제가할 일이 많습니다. 팀플레이가 중요하기 때문에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국 잔류? 지금은 플레이오프가 중요!

이바나를 지켜보는 이들 중, 가장 궁금한 것은 차기 시즌 국내 잔류여부다.

이 부분에 대해 이바나는 "지금 당장은 플레이오프가 눈앞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먼 미래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저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로 이야기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웃음) 제가 이곳에 계속 뛸지의 여부는 시간이 지나야 알 것 같습니다."

오로지 플레이오프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바나는 "제가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과 관심을 보여주신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훈련 내내 운동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그는 한국에서 정상에 등극하는 목표를 세웠다. 물론, 그 길로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늘 도전하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계속 이기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의심할 여지없이!(웃음)"



[사진 = 이바나 네소비치 (C)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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