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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 마침내 베일 벗은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기사입력 2012.03.07 14:47 / 기사수정 2012.03.07 15:12

이준학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준학 기자] 커피를 사랑한 고종, 그 곁에서 고종에게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의 이야기.

김탁환 작가의 소설 '노서아 가비'를 원작으로 한 영화 '가비(감독 장윤현)'가 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가비'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출자인 장윤현 감독을 비롯한 주연 배우 주진모, 김소연, 박희순, 유선이 참석했다.

영화 '가비'는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 이후부터 1897년 대한제국 선포 이전까지의 이야기를 커피(가비)와 함께 담아냈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서 조선 최초로 커피맛을 맛보았고, 그 옆에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에서 이 팩션 사극은 시작된다.

이날 시사회에서 장윤현 감독은 '가비'에서 그려지는 실제와 허구의 정도에 대해 "소설 원작에 아관파천을 배경으로, 일리치(주진모 분)와 따냐(김소연 분)는 만들어냈다"며 "아무래도 두 사람이 허구이다 보니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것이 있다"고 밝혔다.

사랑하는 여인 따냐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강한 남자 일리치 역을 연기한 주진모는 캐릭터에 대해 "애초에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일리치 역할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다"며 "누가 보더라도 착하고 멋지고 모든 걸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인물이었는데, 감독에게 왕과 대립하는 틀과 일본 쪽과 반대로 대립하는 역할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장윤현 감독은 "처음 주진모를 만나서 변화되는 모습을 함께 만들었다. 연기를 더 할 수 있게 만들었어야 했는데, 사실 주진모가 원했던 것만큼 못했던 것 같고 주진모가 만든 캐릭터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의 계략으로 러시아에서 조선으로 일리치와 함께 넘어와 러시아 공사관에서 지내고 있는 고종의 커피(가비)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 역할을 맡은 김소연은 이번 영화로 생애 첫 스크린에 도전했다. 고종의 곁에서 커피를 내리는가 하면, 러시아어로 많은 대사를 소화한다. 이에 김소연은 베테랑 바리스타로부터 핸드 드립 기술을 전수받기도 하고, 러시아어를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소연은 "처음에 집에서 러시아어 대사를 연습했는데 가족들이 그 모습을 보고 웃었다. 너무 어려웠지만 러시아어 대사를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고 밝혔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러시아 공사관에서 따냐가 내려주는 커피(가비)를 마시며 러시아와 일본 틈 사이에서 조선의 미래를 고민하는 고종을 연기한 박희순은 고종에 대한 왜곡된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희순은 "(고종에 대해)폄하되고 왜곡된 것이 많았기 때문에, 문헌을 살펴보았다"며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도 읽어봤다. 고종 황제가 우리 민족, 국가의 조상인데 그분에 대해 너무 폄하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고, 대본에 나와 있던 대로 충실해지려 했다"고 밝혔다.

또한, 첫 사극에 도전한 유선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유선은 조국인 조선을 버리고 일본을 택한 사다코 역을 맡아 일리치와 따냐를 이용해 고종의 암살 작전을 진행하는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유선은 "사극에서 보이는 악역의 매력에 대해 굉장히 기대와 설렘을 안고 작품을 시작했다"며 "사다코라는 인물이 원래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흘러가서 미우라의 오른팔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사다코 역할 자체가 전사의 이미지는 아니었고, 작전의 핵심인물이고 두 인물을 끌어들이는 어찌 보면 철저히 고독한 인물"이라며 "그런데 일리치를 만나게 되면서 어떻게 보면 약간의 동질감을 느끼면서 자신의 동료로 만들고 싶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영화, 쓰면서도 달콤한 커피 향을 담고 싶었던 '가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이준학 기자 junha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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