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해 충청권은 ‘북일고와 그 외의 학교’로 구분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북일고의 투-타는 탄탄했으며 주전 멤버들을 갈음할 선수층 역시 매우 두터웠다.
그런데 그 북일고가 올해에는 더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지난 해 청룡기 준우승/대통령배 우승 멤버들은 모두 2학년이었다. 올 시즌 충청권의 모습이 지난 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충청권 : 북일고 ‘프로 3군 수준’
그런데 그 북일고를 지난해 청룡기 결승에서 무너뜨린 학교가 있었다. 대구 상원고등학교가 주인공이다. 당시를 회상한 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북일고가 고교야구팀이라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프로 3군 정도 수준을 갖춘 팀이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그만큼 북일고는 충청 지역을 넘어 전국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해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2학년 5인방이 올해에는 더욱 농익은 실력을 바탕으로 ‘프로 지명’에 도전할 전망이다. 우완 윤형배, 좌완 김인태, 사이드암 송주영을 비롯하여 유격수 강승호, 2루수 김민준이 그 주인공이다. 윤형배-김인태-송주영이 3이닝만 책임져도 다른 학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라는 말이 허튼 소리는 아닌 셈이다. 이들 외에도 2학년 권태양과 ‘송진우 2세’로도 널리 알려진 1학년 송우현도 대기 중이다.
대전고는 이러한 북일고에 대항할 수 있는 충청권 ‘유일의 학교’라 불릴 만하다. 특히 기존 에이스 조영빈과 더불어 동산고에서 전학 온 조상우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투구폼이 마치 LG의 신정락을 연상시키게 하는 조영빈,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8km가 나온다는 조상우는 완투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 점이 대전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타선에서는 ‘홈런 타자’ 이우성이 버티고 있어 꽤 중량감이 있어 보인다.
세광고, 청주고, 공주고는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광고에는 국가대표 포수 라원탁을 포함하여 체격 조건이 좋은 투수 김태용(185cm, 80kg)이 있다. 올해 2학년이 되는 투수 안상빈까지 출격한다면 의외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청주고에는 지난해 후반기에 불방망이 실력을 뽐낸 김승현, 박종기 등이 있지만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흠이다. ‘박찬호의 후예’들로 알려진 공주고는 지난해와 올해 큰 전력 차이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농아인들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는 올해에도 ‘주말리그 첫 승’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뛰었던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 투지 하나만큼은 타 학교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