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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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포츠탐방기③] 도쿄국립경기장과 日 국립체육박물관

기사입력 2012.02.21 07:59 / 기사수정 2012.02.21 07:59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도쿄 서영원기자] 무엇이든지 기념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마니아들이 많아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습성은 스포츠에서도 드러난다.

일본프로축구에만 40~50명의 한국 선수가 활약하고 있고 일본프로야구에도 이대호, 임창용, 김무영 등이 올 한해 한국을 대표해 열도 정벌에 나설 전망이다. 축구박물관, 야구박물관, 국립체육박물관,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 탐방기를 통해 나날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스포츠를 조명해 봤다. 

일본 체육의 산실 국립체육박물관

일본을 방문하는 스포츠 팬들에게 야구, 축구박물관은 비교적 알려졌지만 일본의 국립체육박물관(Prince chichibu Memorial Museum)생소하다. 일본의 국립체육박물관은 도쿄국립경기장에 위치해 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권력을 잃은 일본 왕실은 주로 문화 체육 사업을 도맡게 된다. 이 중 후계와는 거리가 있던 치치부 야스히토가 왕족 간판을 떼고 다양한 올림픽 체육선수로 활동했는데 국립체육박물관은 그를 기리기 위해 1959년 개관했다.

치치부 야스히토는 테니스, 승마, 체조 선수로 일본 대표선발전에 출전하는 등 기량이 출중했다고 전해진다. 1936년 올림픽 출전을 비롯해 1940년 도쿄올림픽에도 참가가 유력했으나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인해 대회가 무산됐다. 이후 올림픽이 열리지 못하자 그는 은퇴 후 체육 행정가로 활동했다. 이전 일왕인 쇼와와 형제 사이며 정치보다는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육성사업에 집중했다. 

일본에서 개최한 1964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1970 나고야 동계올림픽,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근현대 일본 체육사가 일본 국립체육박물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일본 근현대 체육사, 그 속의 한국

남의 나라에서 우리의 역사를 본다는 것은 기분이 묘하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아픔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국립체육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체육사도 확인할 수 있다. 1988 서울올림픽 성화와 故 손기정옹의 1936 베를린올림픽 참가 당시 사용했던 운동물품 등이 전시돼 있다. 모조품이기는 해도 당시 메달까지 전시 중인데 어쩌면 반가운 마음보다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일제강점기 당시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에서 선전했던 경성축구단과,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이름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보노라면 더욱 묘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 체육사의 역사 물품과 함께 전시돼 있는 일본 근현대 체육 섹션은 1858년 일본 개항과 동시에 전파된 서양 체육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박물관이 있는 축구, 야구, 스모 등은 이 곳에선 비교적 간결하게 구성돼 있다. 

체육 도서관을 갖추고 있는 체육 박물관

일본 국립체육박물관의 체육 도서관은 국내외 모든 체육 관련 서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3만권 가량의 장서를 소유하고 있다. 국립체육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일본 왕실 궁내청 산하 운영이며 아마추어 체육부터 프로 스포츠까지 모두 찾아 볼수 있다. 일본 스포츠신문인 니칸스포츠, 산케이스포츠 등 스포츠 일간지들도 열람할 수 있어 역대 한일전 기록과 당시 일본 언론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 

추억과 함께 하는 도쿄국립경기장 투어



경기가 없는 날에는 입장권 구매시 ID카드를 발급받아 국립경기장 투어를 할 수 있다. 이 곳은 올림픽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도요타컵(현 클럽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열린 경기장으로 현재는 전일본고교축구선수권과 축구 일왕배, 올림픽 및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열린다(월드컵대표팀의 주요 경기는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리며 그 외 평가전은 지방 경기장을 순회). 바로 옆에는 임창용이 활약하고 있는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메이지 진구 구장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도쿄국립경기장은 3월 3일 J리그 제록스 슈퍼컵을 준비 중에 있으며 다소 추운 날씨로 인해 잔디를 큰 천으로 덮어놓은 상태다. 일본의 주요 월드컵경기장은 사계절 잔디를 사용하지만 국립경기장의 경우 전통을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건설 당시 천연잔디를 그대로 관리하고 있다.  

국립경기장 투어를 하는 내내 우리의 과거 동대문운동장이 떠올랐다. 한국 체육의 산실인 동대문운동장이 사라진 것은 체육인 입장에선 분명 통탄할 일이다. 90년 가까이 된 낡은 구장의 전통을 유지하며 꾸준히 대회를 유치하는 도쿄국립경기장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서울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이었던 잠실 종합운동장은 현재 스포츠 경기 보다는 각종 전시회 및 이벤트 또는 인기가수들의 대형 콘서트장으로 변모했는데 도쿄국립경기장의 경우 스포츠와 연관이 없는 행사는 개최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체육박물관

일본 국립체육박물관과 도쿄국립경기장은 우리 입장에선 한국과 관련된 몇몇 전시품을 제외하곤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 그러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한국 동대문운동장과는 반대되는 운영으로 정통성을 지키고 있다. 한국의 체육박물관은 대한체육회 산하 태릉선수촌에 자리잡고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전국체전과 관련된 전시물이 있는데 체육박물관 만큼은 일본 못지 않다.  스포츠 전반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양국의 체육박물관을 비교하며 방문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사진 = 일본 국립체육박물관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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