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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특집②] 석진욱-여오현, 삼성화재 시대의 '절대적 존재'

기사입력 2012.01.20 12:15 / 기사수정 2012.01.20 12:15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많은 이들은 삼성화재 블루팡스를 이야기할 때 외국인선수 가빈 슈미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삼성화재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가빈은 그만큼 돋보이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가빈의 '괴물화'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2인은 따로 있다. 바로 삼성화재의 견고한 수비라인을 책임지는 석진욱(36)-여오현(34) 듀오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수비의 척도로 꼽히는 리시브 부문 1위는 항상 석진욱과 여오현의 몫이었다. 2005~2007시즌까지는 여오현이 3년 연속, 2007~2010시즌까지는 석진욱이 3년 연속 최고의 리시버였다. 석진욱이 부상으로 빠진 지난 시즌에는 여오현이 리시브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석진욱과 여오현은 역대 통산 리시브 순위에서도 각각 1위(여오현, 리시브정확 4169개)와 3위(석진욱, 2715개)를 마크하고 있다. 통산 디그 순위에서도 각각 1위(여오현, 디그성공 2838개), 12위(석진욱, 1079개)에 올라 있다. 두 선수가 삼성화재의 수비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탄탄한 기본기, '레프트의 교과서' 석진욱

석진욱은 탄탄한 기본기 하나로 13년을 버텨왔다. 그는 지금도 삼성화재의 서브리시브와 수비, 공격을 모두 담당하는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가빈의 멋진 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석진욱의 정확한 리시브라 할 수 있다. 또한 상대의 빈틈을 노린 시간차 공격으로 득점을 보태기도 한다. '배구도사'라는 애칭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다.

석진욱은 "어린 시절부터 동기들과 경쟁을 많이 했다"며 "그 당시엔 '어떻게 하면 잘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배구 자체를 즐겼던것 같다. 즐기면서도 다른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했다. 그런 부분들이 잘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한때 삼성화재는 최하위까지 추락했었다. 지금의 선수 구성과 다른 점이라면 석진욱이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는 점이다. 리시브를 도맡아 하던 석진욱의 부재는 그만큼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석진욱이 빠진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팀 리시브 부문 최하위(세트당 평균 9.435개)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4위(10.135개)로 올라섰다. 성공률 역시 지난해 49.95%에서 57.78%로 크게 상승했다. 석진욱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비의 달인, '월드 리베로' 여오현


여오현은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 리베로'의 반열에 올라섰다. 아무리 강한 스파이크라 할지라도 정확히 받아올리며 팀의 득점기회를 만든다. 수비를 위해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다. 여오현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화재가 강팀의 반열에 올라서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수비가 뒷받침될 때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오현은 "리베로라는 제도가 생긴 것 자체가 내겐 너무나 큰 행운이었다"며 "사실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리베로 제도가 생기지 않았다면 나를 배구계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수비에 맛들이다 보니 수비 하나 성공하는것도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리베로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된다는 말에는 "배구팬들도 이전보다 보는 눈이 좋아졌다. 리베로는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또 가장 체구가 작기 때문에 많이 부각되는 편이다(웃음). 수비에서는 리베로가 중심이 된다. 특히 어려운 수비를 하나 했을때, 우리 공격수가 점수를 내주면 그 때 리베로로써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웃어 보였다.

삼성화재가 강한 이유, '작은 플레이'에 있다.

배구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는 득점이다. 결국 많은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빛이 날 수밖에 없다. 득점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크게 각광받지 못한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진짜 강점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서브리시브, 디그, 2단 연결과 같은 '작은 플레이'가 잘 이뤄진 것이 삼성화재가 지금까지도 강호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빈의 폭발적인 공격력이다. 몇몇 배구팬들은 삼성화재를 '가빈 원맨팀'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빈의 공격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그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평가는 3년 째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석진욱과 여오현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석진욱은 "우선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내가 공격하고 싶다고 해서 유광우(세터)가 나한테 많이 올려줬는데 경기를 진다면 그 책임은 팬들이 아닌, 내가 져아 한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지 팬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경기를 해선 안된다. 2단 연결이나 수비, 공격 커버 등 내가 잘 하는 부분을 팬들에게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여오현은 "나도 (석)진욱이형 생각과 똑같다. 어떤 경기든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며 "우리팀이 수비만 정말 잘한다고 이길 수 있겠는가? 아니다. 공격 득점이 나와야 한다. 우리는 공격력이 좋은 가빈을 보유한 것이 장점이다. 그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또한 공격수가 잘 때릴 수 있게끔 공을 연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우리 팀의 또다른 장점"이라고 밝혔다.



끝없는 훈련이 만들어낸 전 포지션의 '세터화'


삼성화재의 또다른 강점은 2단 연결, 즉 토스에서 찾을 수 있다. 어렵게 수비에 성공하더라도 2단 연결에서 실수를 범하면 정확한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다. 신치용 감독은 "토스하는 선수가 실수하게 되면 리시브 올린 선수나 공격하는 선수 둘 다 피해를 보는 것이다"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빈틈 없는 2단 연결은 삼성화재가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다.

세터를 제외한 삼성화재 전 선수가 능숙한 2단 연결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끊임없는 훈련이다. 실제로 13일 오후 삼성화재 선수단 전원은 포지션을 불문하고 리시브와 토스 연습에 한창이었다. 석진욱과 여오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석진욱과 여오현은 입을 모아 "토스 범실이 나오면 감독님께 많이 혼난다"며 "토스 연습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안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오현은 "컨트롤이 안되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공을 정확히 받아낼 수 없다"며 "우리는 타이밍과 컨트롤에 대한 훈련을 반복적으로 한다. 그것만 몸에 배면 조금이나마 수월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그런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아마 코치님이 더 힘드실거다"코치님도 어깨가 아프다고 할 정도로 (공을) 많이 때리신다. 새벽부터 나와서 어린 선수들과 함께하신다. 새벽부터 야간까지 정말 고생하신다. 존경한다"고 한다. 끊임없는 훈련이 삼성화재를 지금의 강팀으로 만들었다. 

삼성화재가 강팀으로 군림하는데는 많은 공격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월드스타' 김세진과 신진식, '괴물 용병' 안젤코(현 KEPCO)와 가빈의 폭발적인 공격은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화려한 공격 이전에 석진욱과 여오현이 이끄는 '명품 수비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강력한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삼성화재에게 '전통의 강호'라는 수식어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사진=석진욱, 여오현 ⓒ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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