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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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진입한 아스널, 상승세의 원동력은?

기사입력 2012.01.02 07:20 / 기사수정 2012.01.02 11:40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시즌 초반 절망감에 빠졌던 아스널이 마침내 빅4 진입에 성공했다.

아스날은 1일(한국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홈경기에서 로빈 반 페르시의 결승골에 힘입어 퀸즈파크 레인저스(이하 QPR)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승점 36점을 확보한 아스널은 첼시, 리버풀을 제치고 4위로 뛰어올랐다.

지난여름까지만 해도 아스널의 시즌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팀의 핵심 멤버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데 이어 사미르 나스리, 가엘 클리시, 엠마뉘엘 에부에가 전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선수 영입 없이 8월 중순 시즌 개막전에 돌입한 아스널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뉴캐슬과의 개막전에서 0-0 무승부는 서막에 불과했다. 리버풀전(0-2패)에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무려 2-8로 패하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맨유전 참패는 115년 만에 최다 점수 차 패배로 기록될 만큼 치욕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적 시장 마감 이틀을 남기고 박주영, 안드레 산토스, 페어 메르테자커, 미켈 아르테타, 요시 베나윤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지금까지 벵거 감독은 이적 시장에서 여러 명의 선수를 영입한 전례가 없었기에 특단의 조치로 여겨졌다. 워낙 단기간에 영입이 이뤄진 터라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10월 이후 안정세에 접어들며 꾸준하게 승점을 적립한 아스널은 어느덧 리그 순위를 17위에서 4위까지 끌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득점 선두' 판 페르시, 진정한 에이스로 발돋움

2011년은 단연 로빈 판 페르시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 페르시는 한 해 동안 리그에서만 무려 35골을 쓸어담았다. 앨런 시어러(42경기 36골)의 기록보다는 한 골이 모자란 수치다. 하지만 판 페르시는 36경기 만에 35골을 터뜨렸으며 아스널의 전설 티에리 앙리(34골)의 기록을 넘어섰다.

판 페르시는 지난 시즌 전반기 부상으로 인해 무득점에 그쳤지만 복귀 이후 후반기에만 18골을 몰아넣어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다. 판 페르시의 득점 행진은 올 시즌에도 지속됐다. 19라운드 현재 판 페르시는 17골로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시즌마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 시즌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판 페르시는 팀이 리그에서 넣은 35골 가운데 거의 50%에 육박하는 골을 혼자 책임졌으며 결승골을 터뜨린 경기만 무려 9경기에 달한다.

판 페르시의 영향력은 단순한 팀 내 최고의 스트라이커에 국한되지 않는다. 파브레가스의 이적으로 주장 완장을 차게 된 판 페르시는 특유의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팀원을 이끌고 있다.

벵거 감독은 주장 반 페르시에 대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리더십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것 같다. 기술적으로 좋은 재능을 지녔고 그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동료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파브레가스 없이 사는 법 터득하다

지난 8시즌 동안 파브레가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벵거 감독은 2005년 여름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패트릭 비에이라가 팀을 떠난 이후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18살의 '영건' 파브레가스에게 맡겼다. 18살의 나이로 아스널과 같은 빅클럽에서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벵거 감독은 파브레가스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고 파브레가스는 그의 부응에 보답했다. 환상적인 패싱력과 경기 조율 능력을 선보인 파브레가스는 벵거식 패싱 풋볼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8시즌 동안 303경기에 출전해 57골 101도움을 기록한 파브레가스지만 그도 아스널의 무관을 막지 못했다.

그동안 아스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파브레가스의 출전 여부에 따라 팀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파브레가스가 출전한 경기에서 15승 4무 4패를 기록한 반면 출전하지 않았을 때는 4승 6무 4패로 크게 부진했다.

이에 따라 파브레가스가 없는 아스널이 올 시즌만큼은 빅4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아스널은 파브레가스 없이도 잘 나가고 있다. 심지어 시즌 초반 잭 윌셔마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기에 놀라운 결과다. 현재 아스널의 허리는 애런 램지, 알렉스 송, 아르테타가 책임지고 있다. 파브레가스만큼의 날카로운 패스는 다소 실종됐지만 안정감은 한층 더해졌다는 평가다. 세 명의 미드필더가 활발한 스위칭을 바탕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판 페르시가 2선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로 파브레가스의 공백을 상쇄하고 있다.



안정된 수비 조직력, 팀 성적도 상승

최근 몇 시즌 동안 아스널의 최대 약점은 단연 수비에 있었다. 하지만 아스널은 11월 이후 리그 8경기에서 5골을 내주는데 그쳤다. 자연히 팀 성적도 고스란히 상승했다. 아스널은 이 기간 동안 리그 9경기에서 6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일단 뒷문이 어느 때보다 든든하다. 2007/08시즌부터 골문을 지킨 마누엘 알무니아는 지난 시즌 초반 호러쇼를 연출하며 팀 내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상황이다. 현재는 폴란드 출신의 보이치에흐 슈체스니가 골문을 지키고 있는데 1990년생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성과 대범함, 판단력까지 두루 지녀 골키퍼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줬다.

수비 라인도 눈에 띄게 안정세를 찾았다. 이적생 메르테자커는 간혹 순발력에서 문제점을 보이지만 위치 선정과 정확한 태클 능력으로 극복하고 있으며 '2년차' 로랑 코시엘니도 절정의 활약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고생한 토마스 베르마엘렌 역시 복귀 이후 투지와 정신력을 불어넣으며 수비진에 힘을 보탰다.

최근 좌우 풀백들이 모두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벵거 감독은 요한 주루, 베르마엘렌과 같은 중앙 수비수에게 측면을 맡기거나 수비형 미드필더 프란시스 코클랭을 QPR전에 출전시켜 가능성을 확인했다. 1월 말에는 바카리 사냐, 키어런 깁스가 복귀를 앞두고 있어 최상의 전력을 가동시킬 전망이다. 멀티 능력까지 겸비한 양질의 수비 자원을 보유한 아스널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다.

[사진 = 판 페르시, 아르샤빈, 아르테타, 메르테자커 ⓒ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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