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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최연소 국가대표' 변지현, "평창올림픽에서 감동주고 싶어요"

기사입력 2011.12.21 11:32 / 기사수정 2011.12.21 11:3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차세대 김연아'를 꿈꾸는 피겨 유망주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97년생 동갑내기 유망주 5명이 피겨 국가대표 자리를 꿰차며 한국 피겨의 중심에 우뚝 섰다.

하지만, 97년생 유망주들보다 한층 어린 스케이터들의 성장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4일과 25일에 걸쳐 치러진 '2011 회장기 전국피겨랭킹전'에서 최휘(13, 과천중)와 변지현(12, 연광초)은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여자 2그룹(만 13세 이하)에 출전한 변지현은 126.72점을 획득해 133.47점을 받은 최다빈(11, 방배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비록, 2그룹에서 우승은 놓쳤지만 올 1월에 열린 전국종합대회의 성적과 합산해 좋은 점수를 얻어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99년 3월 9일생인 변지현은 '최연소 국가대표'다.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한지 3년 만에 초고속으로 성장한 그는 국가대표가 돼야겠다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스케이팅 경력 3년 만에 국가대표 발탁, 8급 과정까지 마쳐

변지현은 7살 때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었다. 취미 삼아 타본 스케이트에 흥미를 가진 변지현은 스스로 선수가 되길 원했다. 부모님은 딸이 운동보다는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길 원했지만 어린 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어머니인 고경숙(42) 씨는 "(변)지현이에게 올 백점을 맞으면 스케이트를 탈수 있게 해준다고 조건을 달았다. 그런데 딸은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왔고 결국 스케이트를 타도록 허락해줬다.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는 힘든 운동보다 공부를 하길 원했지만 딸의 욕구가 워낙 강해 결국에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고 털어놓았다.

2년 동안 취미로 스케이트를 탔던 변지현은 9살 때부터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공부에 소질이 있었지만 빙판 위에 새로운 꿈을 펼치게 됐다.

"스케이트를 타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재미있기만 했어요. 스핀과 점프 등 기술을 배우는 것도 재미있었고 또래 친구들과 함께 타서 더욱 좋았습니다. 스케이트와 함께 수영도 배웠는데 스케이트가 훨씬 흥미있었어요."

일찍 시작하는 유망주들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나이였다. 하지만, 훈련에 임하는 태도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변지현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이은희(36)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 코치는 "지현이는 무엇을 설명해주면 한 번에 받아들일 정도로 똑똑하다. 또한, 집중력도 좋은 편이다. 성장속도가 빠르지만 기본기도 한 단계씩 탄탄하게 다져왔다"고 설명했다.

변지현은 최고 급수인 8급까지 정복했다. 트리플 토룹과 살코를 구사하는 변지현은 급수 시험이 열리던 당일 아침에 트리플 룹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열린 승급시험에서 성공해 8급 합격 판정을 받았다.

지난 랭킹전에서 트리플 룹을 구사한 변지현은 트리플 러츠도 거의 완성한 상태다. 앞으로 플립까지 완성해 '트리플 5종 점퍼'가 되는 것이 목표지만 서두르지는 않을 예정이다.

이 코치는 "플립은 발에 무리가 가는 상황이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앞으로 러츠와 플립을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빨리 가지 않고 완벽하게 완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지현은 러츠와 플립은 물론, 더블 악셀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연습에도 매진하고 있다.

'피겨 신동' 툭타미셰바를 흠모하는 소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세헤라자데'

김연아는 모든 유망주들의 교본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김연아의 프로그램은 교과서처럼 여겨지고 있다.

변지현은 가장 좋아하는 김연아의 프로그램으로 '세헤라자데'를 손꼽았다. 2008~2009 시즌, 롱프로그램이었던 세헤라자데는 '피겨의 전설' 미셸 콴(31,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스케이터들이 애용했던 곡이다.

변지현은 세헤라자데의 분위기도 좋지만 '죽음의 무도'와 같은 강렬한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변지현에게 김연아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진행되는 국가대표 훈련에 합류하게 돼 선배 언니들과 함께 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잘 타는 언니들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되니 떨리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함께 연습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김연아 외에 변지현이 좋아하는 스케이터는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5, 러시아)다.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혜성처럼 등장한 툭타미셰바는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러시아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육성하고 있는 그는 강자가 없는 빙판 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3월, 강릉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를 직접 보러 갔습니다. 거기서 툭타미셰바가 경기를 하는 모습을 직접 봤어요. 점프와 스케이팅이 모두 멋있었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잘해 좋아하게 됐습니다."



최종 목표는 평창동계올림픽,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현재 변지현은 내년 1월 7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제66회 전국종합대회' 준비를 위해 여념이 없다. 한국챔피언을 가리는 이 대회에서 변지현은 시니어 선수로 출전한다. 나이로 조를 나누는 랭킹전과 비교해 종합대회는 급수로 시니어와 주니어는 구분한다.

최고 급수인 8급에 합격한 변지현은 '국가대표 쌍두마차'인 김해진(14, 과천중), 박소연(14, 강일중) 등과 함께 경기를 펼치게 됐다.

"언니들이 워낙 잘 타기 때문에 경쟁을 하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저 배운다는 자세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제가 할 것을 충분히 다하는 것이 목표에요."

재능과 함께 필요한 것은 '성실성'이다. 감춰진 재능이 눈을 뜨고 기지개를 피려면 꾸준한 성실함이 수반되야 한다. 이 코치는 "지현이의 장점은 매우 성실하다는 점이다. 몸이 아파도 싫은 기색을 내거나 투정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훈련에 임한다"고 평가했다.

변지현은 "지금은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너무 좋아서 타고 있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변지현의 열정은 중학교 때까지 지켜보고 딸의 진로를 결정짓겠다는 부모의 마음도 돌려세웠다. 어머니인 고 씨는 "우리가 원한 것은 공부를 하면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딸을 지원해주기로 마음을 바꾼 상태다. 아이의 이상이 높아진 만큼 서포트를 잘해주고 싶다"도 말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밝힌 변지현은 "25세까지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고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공부도 워낙 좋아해 은퇴 이후에는 스포츠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싶다는 꿈도 공개했다.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해 시상대에 올라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궁극적으로 목표라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당장 올 시즌의 목표는 프로그램을 깨끗하게 연기하고 130점을 넘는 것입니다."

종합대회와 전국체전 등 국내대회에 출전하는 변지현은 슬로베니아에서 열리는 트리글라브 트로피 노비스 부분에 출전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예정도 가지고 있다.



[사진 = 변지현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변지현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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