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10.24 07:15 / 기사수정 2011.10.24 07:15
[revival] 이쯤 되면, 진정한 명가라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SK가 창단 10여년 만에 명문 구단 반열에 확실하게 올라섰습니다. SK는 23일 사직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서 승리하며 2007년 이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서게 됐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이런 적은 없었습니다. 그 찬란하던 해태 왕조도 이뤄내지 못했던 일입니다. 여기에 감독 대행으로는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린 이만수 감독 대행의 지도력도 새삼 다시 인정받게 됐습니다.
SK는 사실 올해만큼은 한국시리즈 진출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본적인 전력이 예년보다 약화됐습니다.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타선의 끈끈함이 약해졌고, 불펜 투수들도 피로감이 보이며 굴곡진 승부를 자주 펼쳤습니다. 때문에 시즌 초반 1위로 나섰지만 결국 2~3위권으로 쳐졌고, 그 와중에 김성근 전 감독의 경질 사건과 더불어 이만수 감독 대행이 급하게 지휘봉을 잡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 감독 대행은 취임 초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팀은 롯데의 상승세에 맞물려 2위 탈환이 어려워진 가운데 종전의 좋지 않은 난맥상은 당장 사령탑이 바뀐다고 해서 쉽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시즌 중반 갑자기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대행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그답게 자신을 낮추고 선수들을 믿었습니다. 끊임없는 믿음과 자신감 고취로 SK 선수들의 잠재력 속 긍정 의식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자 특유의 끈끈한 타선이 살아났습니다. 시즌 막판 주전들의 줄 부상 속에서도 타선이 눈에 띄게 살아났고, 그 리듬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도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단기전서 적절한 투수 교체와 작전 구사를 펼치면서도 기본적으로 믿음의 야구를 이어가는 노련한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SK를 명품 세단으로 설계하고, 만들어낸 실질적인 공로자는 분명 김 전 감독이지만, 이 대행이 뛰어난 운전 솜씨를 보여줬기에 자갈밭 속에서 SK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도 분명 달라졌습니다. 김 전 감독과 이 대행은 엄연히 정 반대의 성향을 지닌 지도자입니다. 그런데 비교적 빨리 적응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이 대행이 주는 자신감을 먹고 잠재의식을 끌어내 KIA와 롯데를 차례로 물리쳤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SK 특유의 끈끈함이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김 전 감독이 주창한 벼랑 끝 정신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혈투의 끝에서는 SK가 웃고 있었습니다. 주전들의 줄 부상 속에서도, 포스트시즌 들어 체력적인 부침 속에서도 SK 선수들은 하루살이 정신으로 매 경기 승부처를 이겨냈습니다.
이제 SK는 1년전과는 정반대의 상황에서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릅니다. 이만수 대행은 감독 대행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습니다. 과연 SK의 한국시리즈는 또 어떠한 모습일까요. 물론, 한국시리즈서 설령 패퇴한다고 하더라도 SK는 이미 명가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사진=SK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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