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탄생했다. 센터백 압두코디르 후사노프가 '최강' 맨체스터 시티 입단을 확정했다.
맨시티는 2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랑스 리그1 RC랑스에서 센터백 후사노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4년6개월이다.
영국 매체에 따르면 후사노프의 이적료는 3360만 파운드(약 59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사노프는 맨시티 홈페이지를 통해 "오랫동안 즐겁게 봐왔던 맨시티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라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맨시티에서 빨리 뛰고 싶다. 도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후사노프는 2004년생으로 우즈베키스탄이 자랑하는 초대형 유망주 센터백이다. 186cm의 큰 키에 다부진 체격으로 우즈베키스탄 명문 팀 분요도코르 유스팀에서 지난 2022년 3월 벨라루스팀 에네르게티크 BGU로 이적해 일찍 해외로 진출한 그는 지난해 여름 랑스로 이적하며 유럽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그의 이적료는 단돈 10만 유로로 현재 거론되는 보너스 포함 5000만 유로는 이에 500배에 달한다.
2027년 여름까지 4년 계약을 맺으며 센터백 유망주로 주목받은 후사노프는 이적 첫 시즌엔 컵대회를 주로 뛰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콘퍼런스리그 각각 2경기를 소화했으며 리그1은 11경기, 811분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리그 11경기 중 9경기가 선발 출전이라 랑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적응을 마치고 돌입한 이번 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랑스의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팬들이 선정한 전반기 리그앙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며 실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 후사노프는 이미 지난 시즌 리그 전체 출장 기록인 13경기 출장에 975분을 출전해 활약하고 있다. 10라운드 PSG 전에서 퇴장을 당해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돌아온 뒤에도 꾸준히 선발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세 이하(U-23)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거친 그는 19세의 나이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우즈벡 대표팀으로 U-23 아시안컵에서 4강 안에 들어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 A대표팀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는 등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후사노프는 2023년 6월 스레츠코 카타네치 감독 체제에서 오만과의 중앙아시아축구연맹(CAFA)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1월 열린 AFC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로도 출전한 그는 현재까지 꾸준히 우즈벡 대표팀으로 발탁돼 A매치 18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후사노프를 데려오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맨시티 외에도 레알 마드리드 등 다수의 빅클럽들이 후사노프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후사노프를 간절하게 원했던 맨시티가 높은 이적료와 적극적인 태도로 랑스와 후사노프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으면서 영입이 성사됐다.
후사노프는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지난 17일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SNS에 후사노프가 에이전트와 함께 맨체스터행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이 올라오며 이적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등번호는 45번이다. 맨시티 소식을 전하는 시티엑스트라는 "랑스의 스타 후사노프가 어떤 등번호를 선택할지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다음주 후사노프의 데뷔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는 다양한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랑스에서 달았던 5번은 현재 맨시티 존 스톤스가 사용하고 있다"면서 "25번도 마누엘 아칸지가 사용하고 있다. 후사노프가 에네르게틱-BGU민스크에서 뛰던 시절 달았던 45번이 사용 가능한 번호다. 45번은 마리오 발로텔리 이후 가장 상징적인 번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12, 13, 14, 15, 21, 22번도 가능하며 34번부터 46번도 쓸 수 있다. 23번은 맨시티가 2003년 사망한 비비앙 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 사용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지난 17일 "맨시티의 다음 계약은 후사노프다. 그는 에이전트와 함께 잉글랜드로 향했다. 후사노프와 비토르 헤이스의 메디컬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면서 이적이 확정적일 때 쓰는 'Here we go' 문구를 덧붙여 후사노프가 맨시티로 향한다고 알렸다.
이어 20일에는 "후사노프가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제 맨체스터 시티 신입생으로 발표될 준비가 완료됐다. 계약서에도 서명이 완료됐다"며 공식발표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의 보도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맨시티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후사노프는 이제 공식적으로 맨시티 소속이 돼 우즈베키스탄 국적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활약하게 된다.
맨시티 구단으로는 역사상 두 번째 아시아인 선수다.
지금까지 맨시티를 거친 아시아인 선수는 중국의 레전드 센터백 순지하이가 유일했다. 순지하이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맨시티에 몸담았다.
다만 순지하이가 뛰었던 시점은 맨시티가 오일머니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강팀으로 올라서기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이 점을 고려하면 후사노프는 빅클럽으로 거듭난 맨시티에서 뛰게 되는 첫 아시아인 선수나 다름없게 된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김민재와 함께 아시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현재 수비진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사노프가 곧바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던 후사노프가 맨시티에서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