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손흥민이 원정 경기에서 봉변을 당한 가운데 그의 소속팀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경질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위약금이 어마어마하다보니 토트넘 입장에서도 쉽게 경질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023년 6월 토트넘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제 부임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경질하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통상 스포츠계에선 감독이 먼저 사직서를 낼 경우 구단이 남은 재임 기간 잔여연봉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구단이 먼저 감독을 경질하면 해당 감독의 잔여 연봉을 전액 혹은 상당액 지급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자를 경우 위약금 20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2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한다면 그에게 위약금 1200만파운드(약 213억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가 지금 받는 연봉을 반영한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년에 500만 파운드(90억원) 정도를 토트넘에서 수령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 애스턴 빌라와 에버턴에서 구단을 경영했던 키스 위니스도 "내가 알기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연봉은 약 500만 파운드"라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오기 전까진 승승장구했다. 호주 출신으로 빅리그 지휘 경력은 없지만 호주 대표팀과 일본 J리그 명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거쳐 스코틀랜드 최고 명문 셀틱을 지휘했다.
특히 셀틱에선 가성비 넘치는 일본 선수들을 최대 6명까지 보유하면서 라이벌 레인저스를 무너트리고 2022-2023시즌 스코틀랜드 정규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3개 대회를 싹쓸이하고 '도메스틱 트레블(3관왕)'을 일궈냈다.
이 때의 성과로 축구에선 제3세계 호주 출신이라는 비판을 딛고 토트넘에 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초기엔 승승장구했다. 초반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서 8승 2무를 기록하며 토트넘을 깜짝 선두로 올려놨다. 리버풀도 이겼고,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원정에서도 손흥민 앞세워 2-2로 비겼다.
부임 첫 달인 2023년 8월을 비롯해 9월과 10월에 연달아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을 수상하는 대박을 쳤다.
그러나 상대에 관계 없이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고 볼점유율 위주의 강공 축구를 하다보니 상대가 이를 카운터어택으로 공략하고 나섰고 2023년 11월8일 첼시와의 홈 경기에서 1-4로 대패한 뒤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나마 2023-2024시즌엔 초반 성적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5위를 차지하고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티켓을 따냈으나 이번 시즌엔 초반부터 성적이 신통치 않아 중위권에서 비틀거리더니 최근엔 15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6경기 1무 5패로, 최근 10경기 단 1승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15위(승점 24)로 떨어졌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승점 16)와는 승점 8차에 불과하다.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에 올라 리버풀과의 1차전에서 1-0으로 이기고 결승에 한 발 다가갔다는 것이 위안이지만 예상치도 못한 프리미어리그 순위 추락에 경질 1~2순위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20일 에버턴 원정에서 2-3으로 패한 뒤 토트넘 원정팬 관중석에 인사하러 갔다가 "XX 없는 놈"이라는 폭언에 가까운 비판을 팬들에게 들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에 대한 별다른 제스처 없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무능과 리더십 결여에 대한 비난이 속출하지만 토트넘 구단은 수수방관하는 중이다.
그러는 사이 손흥민이 험한 말을 계속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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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