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민재에게 밀려난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과 연장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이 끝나는대로 뮌헨과 계약이 만료된다. 계약 종료 후 팀을 떠날 거라는 전망에도 다이어는 뮌헨에 오랫동안 남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독일 매체 OVB온라인에 따르면 다이어는 16일(한국시간) "난 이 구단에서 뛰는 걸 좋아한다. 내 경력 전체에서 이런 것들에 대해 실제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난 사이좋게 지내기 쉬운 사람이었고, 그게 내 경력의 전부였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매우 안심하고 있다. 매우 편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난 가능한 한 많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 팀에서 최고의 6개월을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게 내가 정말로 집중하고 있는 유일한 것"이라며 뮌헨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다이어는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듀오에게 밀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도 다이어는 "개인적으로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훈련을 잘하고 몸도 잘 관리하면서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이어는 지난 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2014년부터 토트넘에서 뛰며 가장 오랫동안 구단에 머문 선수 중 한 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후 신뢰를 얻지 못하고 경기 계획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던 탓이다.
결국 다이어는 출전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길 원했고, 1월 이적시장에서 떠날 것으로 보였다. 당시 김민재를 아시안컵으로 보내야 했던 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를 눈여겨 봤고, 임대 후 완정 영입 조건으로 다이어를 영입했다.
다이어는 뮌헨에서도 백업 역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토트넘에서도 주전을 차지하지 못했던 다이어가 더 상위 클럽인 뮌헨에서 주전으로 뛸 가능성은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다. 당시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보장해줬다.
다이어가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함께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시즌 전반기 동안 주전으로 뛰었던 김민재나 우파메카노는 자연스레 설 자리를 잃었다. 전반기 동안 혹사 논란에 시달렸을 정도로 부동의 주전이었던 김민재에게는 특히 더 큰 충격이었다.
다행히 투헬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고 콤파니가 새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정상화가 이뤄졌다. 극단적으로 수비 라인을 올리는 걸 선호하는 콤파니 감독은 뒷공간 커버를 위해 발 빠른 센터백을 원했고, 여기에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부합하지 않았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다시 주전 조합으로 돌아왔고, 더 리흐트는 지난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방출됐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11경기에 출전했다. 주로 교체 출전이었고, 최근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부상과 징계로 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만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TSG 호펜하임을 상대로 김민재 대신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민재는 발목 부상으로 26경기만에 선발에서 제외됐다. 이 경기에서 다이어는 아직 자신에게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OVB온라인은 "1년 전 뮌헨에 도착한 이후 다이어는 센터백에서 믿을 수 있는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영국인은 특히 김민재가 부상이나 출전 정지로 인해 결장한 지난 몇 주 동안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호펜하임전에서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선발로 나서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뢰를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다이어는 이제 뮌헨 잔류를 원하고 있다. 독일 매체 프랑크푸르터 노이 프레세는 "시즌 초반에는 기회가 거의 없었던 에릭 다이어가 이제 갑자기 바이에른에서 다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뮌헨에 머물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다만 매체에 따르면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은 "우리는 다이어가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는 그런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데리고 있다. 그는 라커룸에서도 좋은 사람이지만 필요할 때 출전할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면서도 "우리가 가진 스쿼드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다이어는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연장에 관해 그와 논의한 바는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