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분노 "이런 시즌 처음, 강등되지 않길"...빛바랜 SON 6호골, 토트넘 아스널전 1-2 역전패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도 토트넘이 이 정도로 부진한 시즌은 처음이다.

토트넘이 아스널과의 라이벌 더비에서 역전패를 당해 순위 상승에 실패했다. 손흥민이 환상적인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이자 자신의 시즌 6호골을 터트렸지만 이후 팀이 내리 두 골을 내주며 패배한 탓에 손흥민의 선제골은 무의미해졌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5분 토트넘의 선제골이자 자신의 시즌 6호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동료의 크로스가 전방 경합 상황에서 흘러나오자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이를 잡아놓은 뒤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아스널의 골대를 갈랐다. 골문 오른쪽 구석을 노린 손흥민의 슈팅은 아스널 수비수의 발을 스치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지난달 16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끈 손흥민은 약 한 달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아스널전에 앞서 지난 13일 영국 내셔널리그(5부리그) 소속 탬워스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에서 기록한 도움에 이어 공식전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아스널전 득점으로 리그 6호골이자 공식전 8호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외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각각 한 골씩 터트렸다. 도움은 리그에서 6개, 공식전을 기준으로 하면 7개(FA컵 1개)를 기록 중이다.

자신의 북런던 더비 9호 골을 기록하며 이번 경기에서도 아스널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준 손흥민은 후반 23분까지 활약하다 지난해 11월 부상을 당한 뒤 최근 복귀한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히샬리송과 교체되어 나갔다.

당초 토트넘은 탬워스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며 손흥민의 북런던 더비 풀타임 소화를 계획했으나 탬워스전이 예상치 못하게 연장전까지 흘러가면서 도중 손흥민을 교체 투입한 탓에 손흥민의 체력을 고려해 후반 33분경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일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이 오랜만에 득점을 터트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토트넘은 또다시 리그에서 승전고를 울리는 데 실패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사우샘프턴전 5-0 대승 이후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하며 무승의 늪에 빠져 있는 상태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아스널 원정을 떠나 승리를 거둔 건 2010년 11월(3-2)이 마지막이다. 이후 15년 동안이나 아스널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2015년에 토트넘으로 이적해 토트넘에서만 10년 가까이 활약한 손흥민도 아스널 원정에서는 승리한 경험이 없는 것이다.



토트넘은 왼쪽의 손흥민, 최전방 도미닉 솔란케, 오른쪽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부지런히 아스널 골문을 위협했고, 전반 25분 만에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로 승리에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10 11월 이후 홈에서 토트넘에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아스널의 반격이 거셌다.

전반 40분 아스널의 센터백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경합하던 솔란케의 몸을 맞고 토트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는 솔란케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코너킥이 나오기 전 상황에서 아스널 선수에게 공이 맞고 나갔기 때문에 토트넘 선수들은 주심에게 코너킥 판정에 대해 항의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코너킥을 진행시켰고, 여기에서 아스널의 동점골이 나왔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전반전이 끝난 이후에도 주심에게 다가가 이 판정을 두고 항의하는 모습이었다.



4분 뒤에는 벨기에 국가대표 공격수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역전골을 넣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송곳 같은 왼발 슈팅을 날려 토트넘의 골문을 뚫고 2-1을 만들었다. 

두 팀은 후반전에도 치열하게 서로의 골문을 노렸으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11경기 무패 행진에 성공한 아스널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돌풍의 팀 노팅엄 포레스트를 제치고 2위(승점 43)로 올라섰다. 반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 토트넘은 13위(승점 24)에 머물렀다.

손흥민도 답답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서 10년 가까이 있었지만 이런 위치에 있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 클럽에서 뛰는 동안 강등되지 않길 바란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