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날림꾼과 마구를 향한 대격돌- 라이징 임팩트 VS 거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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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kaba Suzuki
- (주)서울문화사
- 2002-11-18 현재 1-17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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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 Fudo
- (주)학산문화사
- 2003-04-16일 현재 1-14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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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씩 스포츠만화의 주인공 중에는 독자를 당황시키는 엉뚱한 인물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라이징 임팩트>와 <거츠>의 주인공, 가웨인과 마구마가 그러하다.
이들이 골프와 테니스를 시작하는 이유는 단지 멀리 날리기 위해서, 그리고 최고의 마구를 쳐내기 위해서이다. 그저, 그 스포츠가 가장 그들의 꿈을 만족시켜준다는 이유이다.
각각 테니스와 골프를 우연한 계기로 만나기 전까지 가웨인은 가장 멀리 날리기 위해서, 마구마는 가장 빠른 공을 쳐내기 위해서 야구를 했었다는 점에서도 이들의 엉뚱함은 필적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각각의 스포츠를 시작하면서, 그 어처구니없는 엉뚱함은 하늘로 치솟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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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임팩트>
프로여자골퍼 키리아는 기분전환을 위한 여행을 떠났다가 험한 산속 에서 길을 잃고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산속에서 살아가며, 세계 제일의 날림꾼을 꿈꾸는 아방한 초등학교 3학년의 가웨인을 만난다. 골프를 노인들의 스포츠라고 놀리는 가웨인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키리 아는 멋진 드라이브를 보여주지만, 가웨인의 재능에 오히려 놀라고...
"라이징 임팩트" 란 임팩트 순간에 공의 스위트 포인트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샷을 말하는 것으로 그들의 샷은 언제까지나 하늘의 태양을 향해 끊임없이 날아간다......고 본문에 나와있다. ^^;;(정말로 그런 말이 있는지 저자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 기본적으로 저자는 골프를 그닥 좋아하지도 않고 기본적인 룰 외에는 잘 알지도 못한다)
주인공 가웨인은 많은 스포츠만화의 주인공이 초인적인 재능을 가진 인물이듯이(--*) 그러한 라이징 임팩트의 능력을 가진 인간이다.
할아버지와 둘이서 살며 국적 정체불명의 혼혈아인 가웨인은 매일 험난한 산을 오르내리며 단련된 다리와 발가락 힘, 장작패기로 단련된 강력한 어깨와 팔, 인간같지 않은 동체시력을 가진 그야말로 "야생소년"이다.(거의 늑대인간수준...^^;;)
이러한 강력한 신체적 유리함을 바탕으로 무조건 공을 멀리 날리는 것을 좋아하는 가웨인은 처음 잡아본 드라이버로 엄청난 비거리의 샷을 날린다. 그리고, 연습하면 그보다 더 날아간다는 것에 흥분하여 골프의 세계에 빠져들어 산을 떠나 도시로 골프유학을 떠난다.
재밌는 것은 가웨인의 숙명의 라이벌로서 라이징 임팩트와 상반되는 능력을 가진, 샤이닝 로드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란스롯이라는 인물 역시 국적불명의 외국인이라는 것. 외국인이라는 설정이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유발하는 것일까? 어쨌거나 라이벌의 등장은 언제나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최고의 요소이다. 게다가 주인공의 라이벌들은 항상 주인공보다 월등히 뛰어난 실력과 명성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천재인 경우가 많아, 그것이 오히려 주인공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곤 한다.(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의 경우를 보라)
<라이징 임팩트>에서 무엇보다 압권은 각 등장인물들의 아방~~한 표정들! 각권의 차례마다 그려져 있고 대부분 풀어져 있는 얼굴로 등장하는 가웨인의 얼굴은 내용에 관계없이 보기만해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게다가 가웨인을 "형부"라고 부르며 란스롯을 신처럼 모시는 키리아의 동생 쿠루미의 인간같지 않게(?) 특이한 성격과 키리아의 괄괄한 성깔(!)역시 웃음을 유발한다.
전술하였듯이 사실, 저자는 골프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골프에서 우리는 자연을 느낀다"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골프가 처음 생성된 영국같이 넓~~은 초원이 있거나, 땅덩이가 큰 나라에서나 해당되는 말이지, 골프를 즐기기 위해 산을 깍고 억지로 평평하게 만드는 한국같은 좁은 나라에서는 이미 반(反)자연친화적인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골프천재 탄도>, <바람의 대지> 등의 골프만화를 보게 되는 이유는 역시 현실이야 어쨌건 간에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있는 스토리의 전개와 탄탄한 구성, 매력적인 인물등의 기본 요소는 물론, 바람을 읽고, 숲을 탈출하고, 잔디의 결과 경사면에 따라 퍼팅을 하는 거짓말같은(^^;;) 골프만의 박진감 때문이다.
<라이징 임팩트>는 위의 두 작품같은 골프만화 특유의 스토리보다는 오히려 보편적인 스포츠만화의 틀 속에서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자신과의 싸움"이기보다는 주인공을 고무시키는 라이벌이 등장하고, 자연을 느끼기 보다는 얼마나 속이 시원~하게 공이 멀리 날아가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초인적인 능력과 재능이 보여지고 가웨인이 치는 공은 절벽마저도 무너뜨린다. 개성있는 방해인물들도 등장한다.
대자연과 호흡하는 골프를 보여준다기 보다는 오히려 속도감있는 격투스포츠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특이한 구성과 전개가 바로 <라이징 임팩트>가 골프만화로서 가치를 발휘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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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츠>
"세상의 강속구란 강속구는 모두 쳐내고 말겠다!" 고 마음먹은 아카이 마구마는 천부적인 다리와 동체시력을 가진 열혈소년. 학교 야구부원 의 강속구를 모두 받아치게 되면서, 더 빠른 공을 목마르게 찾아다니 던 그는 어릴 때부터 친구인 조용한 성격의 시부야가 야구공보다 훨씬 빠른 공을 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공을 만들어내는 테니스 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거츠>는 그야말로 "만화적"이다.
주인공 마구마가 구사하는 기술들이란 하나같이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 마치 인간로켓처럼 점프해서 공중에서 볼을 날리고 엄청난 속도로 코트끝에서 끝으로 질주하는 마구마를 보고 있자면, 이거 인조인간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내 이름은, 마구를 갈고 닦는다고 해서 구마다!" 라는 본문속의 마구마의 대사처럼 주인공 마구마는 강속구에 미쳐있는 소년이다. 매일매일을 보다 더 빠른 공을 쳐 보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야구의 투수가 던지는 볼에는 더 이상 만족할 수 없게 된 그는 프로에 따라서는 300km의 공도 칠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된다.
늘 그렇듯이 초보자인 주인공은 첫 게임에서는 재능의 싹을 보여주지만, 강력한 상대에게 무참하게 깨져 버린다.^^ 그리고 그 쓰디쓴 패배에 이를 갈며 기술을 연마해가며 더 높은 곳으로 치닫게 된다. 마구마도 예외는 아니어서, 처음에는 친구인 시부야에게 혹독하게 당하지만, 경이로운 재능과 단련된 다리, 동체시력을 무기로 그를 공략한다.
특기할점은, <거츠>는 다른 스포츠만화와는 달리 주인공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황당하기까지 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승리의 전개도 매우 빨리 진행된다는 것이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프로로 전향하고, 프랑스와 스페인의 대회에 나가며, 몇 안되는 각각의 시합을 통해 엄청나게 강한 상대를 만나고(어떻게 이렇게 줄줄이 최강의 상대만을 만날 수 있는지 경이로울 정도로) 굉장한 속도로 성장해나간다.
흔히 보여지는 노력과 연습장면이 몇 커트 되지 않고, 주인공은 근거없이 터무니없는 자존심을 보유한 데다, 그 이상으로 터무니없는 기술로 승리를 거머진다.
속도감이 지나쳐 현기증이 날 정도다.
어쨌거나, 마구마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빠른 공을 원없이 받아내고 있으니 행복한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