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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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한국 男피겨 역사를 새롭게 작성하다

기사입력 2011.10.08 12:20 / 기사수정 2011.10.08 12:2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수년 동안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싱글은 김민석(18, 고려대)과 이동원(15, 과천중)의 경쟁구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하는 대회의 첫 남자 싱글 메달은 이준형(15, 도장중)이 획득했다..

이준형은 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11~2012 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에 출전해 176.48점을 획득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ISU 공인 대회 남자 싱글 부분에서 첫 메달 획득에 성공한 이준형은 자신의 최고 점수인 171.75점(2011~2012 주니어 그랑프리 1차시리즈 라트비아 리가대회)도 넘어섰다.

국내 남자싱글은 여자싱글과 비교해 선수층 매우 열악하다. 열의를 가지고 빙판 위에 뛰어들었지만 불확실한 장래성 때문에 스케이트를 벗은 남자 선수들은 심심치 않게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스케이터가 이준형(15, 도장중)이다. 노비스 시절부터 이동원과 경쟁해온 그는 올 초부터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부터 남자 싱글 국가대표 인원 수는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났다. 국내대회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온 이준형은 김민석, 이동원과 함께 남자 싱글 국가대표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 시즌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했다. 지난해까지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전무했던 점을 생각할 때,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큰 부담 없이 출전한 라트비아 리가 1차대회에서 이준형은 일을 내고 말았다. 이 대회에 출전한 이준형은 171.75점을 받으며 한국 남자 싱글 종전 최고 점수인 168.59점(김민석 : 2010~2011 4대륙선수권)을 넘어섰다.

이준형은 "4위에 오르며 메달 획득에는 실패한 점은 아쉬웠지만 좋은 점수를 받아 만족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두 번째로 출전한 이번 밀라노 대회에서 마침내 메달 획득의 목표를 달성했다. 피겨 지도자이자 이준형의 어머니인 오지연 코치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해는 점프가 많이 안정화됐다. 지난해는 점프의 틀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해도 성적은 좋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는 물론, 점프의 안정화가 이루어지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준형의 장점은 유연한 스케이팅이다. 어려서부터 기본기 훈련에 전념해온 그는 '점프의 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체적인 스케이팅과 프로그램 소화능력은 뛰어났지만 기복이 심한 점프 성공률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이준형은 한 단계 도약했다.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의 성공률은 매우 높아졌다. 또한, 나머지 트리플 점프도 한층 안정화를 이루면서 170점대를 훌쩍 넘겼다.

이준형은 이번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60.98점의 프로그램 구성요소점수(PCS)를 받았다. 기술점수(TES)인 57.52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국 스케이터들은 정통적으로 PCS에서 약점을 보였다. 하지만, 이준형은 탄탄한 기본기로 이 부분을 극복하면서 순식간에 '남자 싱글의 간판'으로 급부상했다.

실패를 해도 쉽게 털고 일어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도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준형은 '피겨 국가대표의 분위기 메이커'로 불릴 만큼 긍정적인 자세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준형의 남은 과제는 트리플 악셀의 완성이다. 현재 트리플 악셀의 회전수는 거의 채우고 있다. 점프의 질을 더욱 갈고 닦아 실전 대회에서 선보일 날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 선수들은 트리플 악셀은 물론, 4회전 점프도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밀라노 대회 남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얀한(중국)은 쿼드러플 토룹 점프를 성공시켰다. 점프의 질은 물론, 컴포넌트의 점수도 더욱 높여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이준형의 새로운 목표다.

이준형은 내년에 열리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도 확정지었다.



[사진 = 이준형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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