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RCD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을 지도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관중석에서 날아온 맥주캔에 머리를 맞아 피를 철철 흘렸다.
아기레 감독은 현재 멕시코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데, 멕시코가 약체인 온두라스에 0-2로 완패하자 분노한 멕시코 팬들이 아기레 감독에게 이물질을 던지는 과정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멕시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온두라스 산페드로술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모라산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24-2025시즌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A 챔피언십 8강 1차전에서 셀틱의 측면 공격수 루이스 팔마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0-2로 패배했다.
멕시코는 이날 주포 라울 히메네스를 비롯해 에드손 알바레즈, 세사르 몬테스, 길레르모 오초아 등 주전 선수들을 대부분 선발 출전시켰으나 후반 19분과 38분 팔마에게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온두라스의 용병술이 통한 경기였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온두라스는 후반 17분 팔마와 저스틴 아르볼레다를 동시에 투입했는데, 두 선수들이 골을 합작해 온두라스에 승리를 안겼다. 특히 팔마는 투입 직후 선제골을 뽑아낸 뒤 후반전 막바지 추가골까지 터트리며 멕시코전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멕시코의 충격패였다. 남미의 강호 중 하나인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인 반면 온두라스는 멕시코보다 61계단이 낮은 77위다.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두 골이나 실점해 패배했으니 팬들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멕시코 팬들의 행동은 도를 넘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멕시코 벤치와 가까운 쪽 관중석에 있던 멕시코 팬들은 아기레 감독을 향해 욕을 하면서 캔이나 병 등 이물질을 던지기 시작했다.
멕시코 팬들이 던진 물건들 중 하나가 아기레 감독의 머리에 정통으로 맞았다. 온두라스의 레이날도 루에다 감독과 악수를 나누기 위해 걸어가고 있었던 아기레 감독은 팬들이 던진 물건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다. 아기레 감독의 머리를 강타한 것은 캔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CNN'은 "멕시코 국가대표팀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온두라스에 0-2로 패배한 뒤 관중석에서 던진 캔에 맞아 머리가 피투성이가 됐다"며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영상에는 아기레 감독이 경기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도중 팬들이 던진 물건들이 땅에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물건들 중 하나가 아기레 감독의 머리를 때리자 그는 움찔했고, 두피에 상처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아기레 감독은 멕시코 대표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는 도중 머리에 피를 철철 흘려 상처를 입은 부분에 거즈를 대야 했다. 이후 아기레 감독은 방패를 든 안전 요원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아기레 감독은 "아무 일도 아니"라며 해당 사건이 커지는 걸 우려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목격한 CONCACAF는 "팀과 팬의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다. 이런 종류의 폭력적인 행동은 축구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추사 검토 및 조사를 통해 물건을 던진 팬을 찾아내 징계 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멕시코축구연맹(FMF) 역시 이번 사건을 비난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